일반 국민 10만명이 3개월 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실거래하는 테스트가 진행된다.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금보험공사, 은행연합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디지털화폐 테스트', 일명 '프로젝트 한강'의 실거래 이용자 사전 모집에 착수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실거래에서 이용자는 본인의 거래 은행 예금을 전환한 예금 토큰을 지정된 사용처에서 물품·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이용하게 된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는 참가은행들만 보유하며, 은행 간 예금 토큰 거래의 실시간 결제자산 등으로 기능한다.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테스트 추진 계획 발표 후 시스템 구축 등 기술적 측면의 준비와 함께 실거래를 위한 제도적 측면의 준비를 진행했다. 한국은행은 예금 토큰에 대한 지급준비금 제도 적용과 같은 테스트 운영과 관련된 사항들을 규율하는 규정 등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테스트 참가은행들은 예금 토큰 발행 잔액 대비 7% 이상의 디지털화폐를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테스트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농협, 부산 등 참가은행 예금 토큰 발행을 허용하고, 예금 토큰에 대해 예금보험제도를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아울러, 이용자 권리 보호, 거래 상대방 보호 및 지급결제 안정성 등을 위해 권리의무 발생・변동 관련 명확한 기준 마련, 보안성 검토 등 조건들을 부가하고,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사전점검 TF를 구성해 부가조건 충족 여부 및 참가은행들의 서비스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일반 이용자 사전 모집에는 해당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 계좌를 보유한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들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총 참가 인원(전자지갑 수)은 최대 10만명으로 제한되며, 참가은행과의 협의를 거쳐 일반 이용자 사전 모집 인원 및 전자지갑 발급 수를 은행별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각 1만6000명, 기업, 부산은 각 8000명으로 설정했다. 사전 모집 및 예금 토큰 전자지갑 발급은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사전 신청을 완료한 일반 이용자들은 4월 1일 10시(잠정)부터 참가은행 지정 앱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전자지갑을 개설할 수 있다. 이때 이용자는 해당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 계좌를 연계한 후, 본인의 보유 예금을 예금 토큰으로 전환해 다양한 유형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물품·서비스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실거래 기간 중 의미 있는 거래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 이용자의 예금 토큰 보유 한도는 100만원, 기간 중 예금 토큰으로의 총 전환 한도는 500만원으로 설정했다.
이용자들은 서점(교보문고 전 매장, 온라인 제외), 편의점(세븐일레븐 전 매장, 무인점포 제외), 커피 전문점(이디야 커피, 부산·인천 중심 100여개 매장), 마트(농협하나로마트 6개점) 등 오프라인 상점과 홈쇼핑(현대홈쇼핑, 모바일 웹 및 앱), K-POP 굿즈(COSMO, PC 및 모바일 웹), 배달플랫폼(땡겨요, 모바일 앱) 등 온라인 쇼핑에서 예금 토큰을 이용할 수 있다.
거래는 QR 코드를 통해 이루어지며, 전자지갑 발급 은행과 관계없이 대금 지급(이용자)·수취(사용처)가 가능하다. 즉, A은행 전자지갑 보유 이용자가 B은행 전자지갑 보유 사용처에서 대금을 지급할 수 있으며, 이는 특정 서비스 이용자가 해당 서비스 가맹점에서만 구매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아울러 사용처는 여타 지급서비스와는 달리 현금처럼 판매 대금을 즉시 수취하고 전자지갑 발급 은행 등에 별도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 상점의 유동성 관리 및 수수료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당국은 기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금융결제원과 협업해 준비한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 실증 실거래도 지자체(서울, 대구) 및 대학(신라대, 부산)의 문화, 청년지원, 보육, 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과 연관성이 큰 프로그램과 연계해 진행된다. 현재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 시행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며, 실거래 착수 시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일반 이용자 대상 실거래 기간 중 시스템은 유지·보수를 위한 점검 시간을 제외하고 상시 운영된다. 점검 시간 중에는 예금 토큰 잔액 조회 등은 가능하나, 사용처에서의 구매, 예금과 예금 토큰 간 전환 등은 제한된다. 한편, 한국은행과 참가 은행들은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실거래 기간 중 24시간 비상 대응 조직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실거래는 공통 과제 수행을 통해 새로운 기술에 기반하여 구축한 시스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우선 6월 30일 종료될 예정이다. 실거래 종료 후 이용자가 보유한 예금 토큰 잔액은 본인의 수시입출식 예금 계좌(연계 계좌)로 일괄 입금된다.
정부는 "실거래 종료 후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개선 필요사항을 반영하고 시스템을 정비한 후 후속 실거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후속 실거래에서는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한 개인 간 송금, 다양한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 등 활용사례를 추가 발굴하여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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