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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 매력도 하락? 유럽 기업 절반 이상 여전히 투자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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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유럽 기업들의 사업 성과 만족도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등 11개 유럽지역 상공회의소가 24일 발표한 "2024/25 한국 비즈니스 환경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내 유럽 기업들의 사업 신뢰도가 현저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성과에 만족하는 비율은 2022년 68%에서 2023년 58%, 2024년에는 45%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3년간 23%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유럽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이 점차 가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하락세는 매출 실적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에 5% 이상의 이자·세전 영업이익(EBIT) 증가를 달성한 기업은 27%에 그쳐, 2023년 42%, 2022년 54%에서 크게 감소했다. 특히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은 한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확보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 점유율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2024년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없다고 응답한 기업이 62%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성장을 경험한 기업은 24%에 불과했다. 이는 2023년 38%, 2022년 53%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로, 한국 시장 내 경쟁 환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시장 점유율 성장률이 2년 사이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은 유럽 기업들의 한국 시장 내 입지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우려스러운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2년간의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완만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나, 한국이 글로벌 전략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한국의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응답자는 36%에 불과했으며, 이는 2023년 53%, 2022년 59%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결과는 유럽 기업들이 글로벌 전략 수립 시 한국 시장에 대한 우선순위를 재고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유럽 기업들은 여전히 성장과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올해 고용에 투자할 계획이며, 22%는 시설에, 12%는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배정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고용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대다수 응답자(64%)가 2024년에 동일한 수준의 정규직 포지션을 유지했으며, 27%는 인력을 증원했고, 단 9%만이 감축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경영 환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럽 기업들이 고용 안정성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2년 동안의 고용 계획에 있어서도 43%는 현재 인력을 유지할 의향이 있으며, 44%는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혀, 전체의 87%가 인력 규모를 축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 이직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1%의 기업이 10% 미만의 이직률을 경험했고, 22%는 10%에서 20% 사이의 이직률을 보고했다. 이는 한국 내 유럽 기업들이 직원 유지에 비교적 성공적이었음을 시사한다. 급여 측면에서는 55%의 기업이 임금을 인상한 반면, 43%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5년에는 54%가 급여가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42%는 인상할 계획이다. 이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직원 복지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은 임금과 더불어 직원의 근속과 근무 만족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많이 적용된 정책으로는 휴가 사용 장려, 유연 근무제, 원격 근무가 꼽혔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근무 환경에 대한 적응과 함께,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유럽 기업의 기업 문화가 한국에서도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직원 만족도 향상과 인재 유출 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서 운영 중인 유럽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여전히 규제 및 법률 관련 문제로 나타났다. 특히 규제의 일관성 없는 집행과 주요 산업의 경기 둔화가 주요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는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규제 환경이 외국 기업들의 사업 운영과 장기 투자 결정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관세, 세금 절차, 외국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개방성 등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한국 정부의 무역 자유화 노력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FTA의 지속적인 이행으로 무역 장벽이 낮아지면서 유럽과 한국 양측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녹색 성장 이니셔티브에 이어 바이오헬스, 디지털 등 협력의 지평도 넓어지고 있으며, 이는 양측의 경제 협력이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를 넘어 첨단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한국이 글로벌 트렌드에 적응해 나감에 따라, 변화하는 환경을 전략적으로 탐색하는 유럽 기업들은 여전히 의미 있는 성공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조사에서 독일기업의 참여율이 32%로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독일 기업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독일은 2023년 기준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총 교역량의 약 24%를 차지해 가장 큰 경제 파트너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독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결과로 볼 수 있다.


글 : 김문선(english@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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