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손흥민을 향한 일부 토트넘 홋스퍼 관련 매체들의 비판이 도를 넘고 있다.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3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손흥민을 '블록버스터급' 이적으로 매각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손흥민과 결별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한다면, 이번 여름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며, 그중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에 대해 손흥민의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매체는 "32세의 손흥민은 이번 시즌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였고,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 9도움을 기록했지만, 과거 그의 경기력과 비교하면 부족한 성적이다. 해리 케인과 함께 뛰던 시절, 손흥민은 엄청난 속도로 측면을 돌파하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지만 케인이 떠난 지 2년만에 손흥민도 팀을 떠날 판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매체는 영국 '기브미 스포츠'를 인용하며 손흥민 역시 케인을 뒤따라 해외 클럽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손흥민을 현금화할지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만약 손흥민을 매각한다면, 이미 협상이 진행 중인 앙헬 고메스, 조니 카르도소, 타일러 디블링과 같은 선수 영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이적료로 인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여러 명의 새로운 선수 영입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상황 속에서 손흥민 매각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매체의 주장이다.
매체는 "그동안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은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번 시즌의 심각한 부진으로 인해 더 이상 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며 "만약 손흥민이 떠나고, 다수의 우수한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 아래 토트넘의 스쿼드는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매각을 올해 초부터 주장한 매체지만 정작 토트넘 구단 내부에서는 손흥민 매각과 관련된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된 바 없다. 결국에는 매체의 섣부른 예측일 뿐이다.
또 다른 토트넘 전문 매체 '투 더 레인 앤드 백'은 최근 손흥민의 이적료가 1000만 파운드(약 189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지만, 이 역시 손흥민의 시장 가치를 심각하게 폄하하는 발언으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기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물론 일부 사실이지만, 손흥민은 리그뿐만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주전으로 활약 중이며, 팀 내 핵심 선수로 여전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유럽 대항전에서의 출전 비중이 높은 것은 토트넘이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노리며 전략적으로 주력 선수들을 해당 대회에 집중 기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리그 성적이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토트넘이 현실적인 목표를 조정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가진다.
하지만 손흥민을 향한 '저격성'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손흥민의 기자회견 발언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불편하게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번에도 '토트넘 홋스퍼 뉴스'다.
매체는 22일, 손흥민이 국가대표 합류 후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손흥민은 당시 “몸 상태는 매우 좋다. 올 시즌 중 가장 좋은 상태다. 워낙 경기가 많다 보니 포스테코글루 감독님이 더 좋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그런 선택을 하신 것 같다. 체력적으로는 굉장히 괜찮고,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컨디션 자체는 전혀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모든 대회에서 33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며, 교체로도 7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리그 3경기 연속으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출전 시간이 급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에 대해 손흥민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손흥민이 대표팀 소집 이후 이를 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진 것이다. 만약 손흥민의 말이 사실이라면, 감독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는 뜻이 된다.
매체의 주장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설명과 손흥민의 발언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것이다. 감독은 그동안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제한한 이유를 '체력 관리 차원'이라고 밝혀왔으나, 손흥민은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매체는 "손흥민은 출전 시간 감소가 체력 때문이 아니라 감독의 결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포스테코글루에게 불쾌한 소식일 것"이라며 "손흥민은 이번 시즌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는 더 이상 선발 1순위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을 체력 문제가 아니라 경기력 문제로 제외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감독이 손흥민의 기량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손흥민의 발언이 오해된 측면도 있다. 그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선발이 아닌 교체로 출전하는 빈도가 증가했으며, 이를 통해 컨디션을 관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언급은 감독의 결정을 존중하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관계가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매체의 이러한 비판은 정당한 분석이 아닌 조회수를 위한 선정적인 기사일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하며 팀의 상징적인 선수로 자리 잡은 손흥민이 단순히 몇 경기 기복을 보였다고 해서 방출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무분별한 비판보다는 손흥민의 활약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홋스퍼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