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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의 게임의 법칙] 게임산업은 지금 위기인가, 과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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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 규모는 약 25조1899억원에 이른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2023년 실적과 비교하면 9%의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2024년의 성장률에 비하면 5.58% 포인트 증가한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10% 대를 밑돌고 있다.

내수 침체가 결정적이다. 게임 이용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23년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튜브 등 강력한 경쟁 매체로 인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내부적인 원인으로 들여다 보면 그만큼 눈길을 끌만한 작품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출 역시 다르지 않다. 2023년의 경우 전년대비 6.5% 감소한 83억 9400만달러에 그쳤다. 아직까지 지난해 수출 실적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전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거나, 10%대 미만의 증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같은 기조라면 당연히 산업 움직임 역시 둔화될 수 밖에 없다. 이전과 다르게 활기를 띨 수 없고, 투자 또한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업계의 가치 동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시의 반향을 보면 그냥 알 수 있다. 그 곳엔 지금 크래프톤만 보일 뿐이라고 할 만큼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게임산업이 몸살을 앓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이 내수시장 마저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이용률이 크게 떨어졌다 하더라도 내수시장은 지켜 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경쟁국인 중국에 밀리는 등 외산 게임 득세에 힘조차 써보지 못하고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이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상대조차 되지 못한 중국 게임들이 지금 한국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좌표마저 잃은 듯,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이쪽 저쪽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해 온 자긍심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듯, 그냥 습관적으로 게임만 생산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의 역사로 일컬어지는, 1990년대 중반이후, 불과 20여년만에 국내 게임산업이 이처럼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느껴 지는 건 처음이다. 사실, 지난 2006년 '바다 이야기 사태'로 삭풍이 불어 닥칠 때도 이같은 우려의 감정은 없었다.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사태'가 터져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비대면의 강점을 지닌 게임이기 때문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전망은 예상대로 맞아 떨어졌다. 게임업체들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고, 마치 다시 시작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그런데 그 때 뿐이었다.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불과 1~2년 사이에 고개를 떨구고 있는 것이다.

몸살이 아니라 위기라고 보는 게 옳다. 지금 대한민국 게임계는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더 이상 미봉책으로 될 일이 아니다. 산업 곳곳에 움크리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드러내 개선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정부에서 할 것과 민간에서 할 것 등을 그대로 꺼집어 내 논의의 장에 붙여야 한다.

가장 먼저 서둘러야 할 것은 정부의 새로운 게임산업 육성 로드맵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숲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을 키우고, 투자자금을 조성하며, 이들을 시장으로 진입하고 안착하기 까지의 과정을 재구성하는 구체 작업이 절실하다. 예컨대 전시적이지 않고 실질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게임에 대한 사시적인 시선은 모두 정부의 규제책에 따른 편린들이 그려낸 형상이다. 따라서 게임업계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함께 나서 줘야 한다. 규제 혁파 수준으로 나가야 한다. 필요하다면 이번 기회에 게임산업진흥법의 폐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게임법은 진흥법이 아니라 규제법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게임중독 코드 도입 문제도 전향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 사안은 게임산업의 존폐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럼에도 정부의 초안대로 2031년 시행이 결정된다면 파문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사실상의 주홍글씨를 새겨 넣는 것이나 다름아니다 할 것이다. 특히 이 문제를 놓고 일본과 미국 정부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 조차도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앞서 나갈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이 못지 않게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것은 게임 저작권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다. 저작권의 성격이 후발적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게임 저작권이 혼미를 거듭한다면 산업의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 하겠다. 그 나물의 그 밥이 된 MMORPG의 현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가장 강력한 무기가 가장 무기력한 퇴물로 전락해 시장에 나돌고 있는 것은 저작권이란 보호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 결정적이다. 서둘러 게임저작권 강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가볍게 보고 있는 PC방 살리기를 위한 방안도 절실하다. 전국적으로 7천여 곳에 불과한 PC방 부양책이 필요한 것은 여전히 PC방이 게임계의 전위부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PC방을 가볍게 본 곳의 게임이 잘 되고, 자리를 차지한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게임산업의 위기는 인프라가 이완되고 조금씩 무너지면서 불러온 현상이다. 마치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으니, 새는 물구멍과 같은 이치다. 당장 처방전을 마련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더 이상 미루다간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아야 할 지도 모른다.
지금 대한민국 게임계는 습관성에 의한 자가 당착에 빠져 있다. 게임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유저들의 니즈에 의해 창조되고 천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산업은 지금, 위기인가 과도기적 현상에 의한 조정기인가.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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