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40개 의대 중 가장 먼저 등록을 마감한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미등록 실명 인증’을 요구하는 등 복귀자를 색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교육 당국은 복귀자 색출 행위 확인 후 수사를 의뢰했으며, 연세대는 동영상 강의를 진행하는 등 복귀 학생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복귀 학생 중 이탈자가 발생할 경우 의대생 ‘단일대오’가 복원돼 이번 주 줄 잇는 의대 등록 마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이미 등록을 마친 대학에서도 수업에 당장 복귀가 가능한 학생 수가 예상보다 적은 만큼, 향후 대규모 복귀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는 온라인 상에서 복학 신청자를 압박한 혐의로 고려대 의대 학생단체 일부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려대 의대 학생단체 소속 학생들은 전날 학생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채팅방에 '등록금 미납 실명 인증'을 요구하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의대 내 강경 분위기가 여전한 배경에는 예상보다 적은 복귀 움직임이 자리하고 있다. 등록 마감이 끝난 연세대·고려대·경북대의 경우 전체 정원의 절반 가량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군 휴학 예정자와 등록을 이미 마친 신입생을 제외하면 복귀자가 많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대는 전체 정원의 40% 미만이 등록했으며, 연세대는 군 휴학 예정자, 신입생 등을 제외하고 복귀 의사를 밝힌 학생 수는 8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많은 인원이 미등록 상태로 남아 있는 있어 대규모 제적을 고민해야 하는 대학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미등록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적 등 강경 조치를 실제 단행할 경우 대한의사협회와 일부 의대 교수들이 파업·사직 등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등록 인원과는 별개로 학사 일정에 맞춰 수업에 참석할 인원은 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등록 마감을 앞둔 의대생들이 향후 단일대오를 깨고 얼마나 복귀할 지도 미지수다. 경북대 의대의 한 교수는 “복귀를 개별적으로 결정하더라도 내부 배신자가 되는 분위기 속에서 의협과 정부 측의 합의 없이는 교육 정상화 물꼬가 트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게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직 전공의 30대 정 모 씨와 류 모 씨를 엄벌 해 달라는 탄원서는 이날 기준 총 5건 접수됐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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