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문재원 기자 |
40년 전 매출액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렸던 기업 중 86%가 순위가 밀려나거나 주인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2023년까지 22년 연속 매출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984∼2023년 40년간 상장사 매출 상위 50위 대기업 변동 분석’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금융 업종을 제외하고 제조 및 서비스 관련 산업군 대상의 연도별 매출 상위 50위 상장 기업으로, 경영 악화 등으로 주인이 바뀐 곳은 조사에서 제외됐다. 매출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1984년 이후 주인이 바뀌지 않고 ‘매출 50위 클럽’에 40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물산, LG화학, 현대건설, 대한항공 등 모두 7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확고한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매출 규모로는 1984년 1조3615억원에서 2023년에는 170조3740억원으로 130배 넘게 몸집이 커졌다.
삼성물산은 1985년에 처음 1위를 기록한 뒤, 2001년까지 총 14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도 최근 몇 년간 ‘톱 3’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금성사 시절부터 매출 50위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그룹 계열사로는 2023년 기준 상장사 매출 상위 50위에 삼성 그룹 계열사가 7곳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각각 6곳, SK그룹은 4곳이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우, 국제상사, 동아건설산업, 삼환기업 등 1984년 당시 매출 50위에 이름을 올렸던 대기업 중 86%인 43곳은 현재 순위권 밖이거나 아예 주인이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매출 상위 50위에 든 전자 및 정보통신 등 IT 관련 업종은 1980년대 5곳 내외에서 2023년에는 10곳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조선·해운·항공·육상 물류 등 운송 업종도 약진했다. 1980년대만 해도 운송 전문업체는 2∼3곳에 불과했지만, 2020년대에는 6∼8곳 정도로 많아졌다. 이 밖에도 석유화학, 에너지, 자동차와 유통 업종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반면 건설업은 부침이 컸다. 1984년 당시 국내 매출 50위에는 건설사만 14곳이 이름을 올렸지만 2023년에는 3곳만 상위 50위에 포함됐다. 섬유(패션)와 식품업도 주력 업종에서 밀려난 양상이 뚜렷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1984년 매출 순위는 26위, 2023년 35위를 기록했지만 2010년대 초반에 50위 밖이었던 적도 있어 이번 40년 연속 50위 기업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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