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6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한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발표 기자간담회 현장(카카오 제공) |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메일 답장 줘"라는 말이 곧 '한메일'을 의미하던 시절이 있었다. 국내 최초 웹 기반 이메일 서비스로 인터넷 대중화의 기폭제가 됐고 '다음'은 자연스럽게 포털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검색 점유율 2%대에 머물며 존재감을 잃고 있다. '국민 포털' 다음은 왜 무너졌을까.
네이버 지식검색 CF 화면 갈무리 |
다음의 쇠락은 '검색'에서 시작됐다. 네이버가 '지식인(iN)'과 '통합검색'으로 검색 품질을 높이며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동안 다음은 뉴스와 커뮤니티(카페)에 무게를 뒀다. 콘텐츠는 풍부했지만, 정작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찾아주는 검색 기술엔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용자들은 점점 경쟁사로 옮겨갔다.
2002년 다음은 한메일에 '온라인 우표제'를 도입해 유료화를 시도했다. 스팸을 막기 위해 대량 메일 발송자에게 비용을 부과한다고 했지만 이용자들은 "곧 일반 사용자에게도 요금을 받을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무료 이메일'로 쌓은 신뢰가 무너졌고, 이탈은 가속화됐다. 이메일 시장에서도 다음은 경쟁력을 잃었다.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정문 앞에서 카카오 노조가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의 별도 법인 분사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5.3.1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다음카카오' 출범 당시 기대됐던 시너지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 2014년 20%대였던 다음 검색 점유율은 2016년 15%로 떨어졌고 2025년에는 2%대로 추락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과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포털은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돼 분사를 준비 중이다.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카카오 노조는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 무료 이메일,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로 초기 인터넷 문화를 선도했던 다음의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기술 투자와 전략적 대응의 타이밍을 놓친 대가는 지금의 2% 점유율이라는 숫자로 남았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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