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오른쪽)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19일 오만전을 앞둔 훈련 중 미드필더 황인범과 대화하고 있다. 이강인, 백승호 등 중원 자원이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오는 25일 요르단전에서는 황인범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뉴스1 |
요르단은 한국 축구엔 잊고 싶은 나라다. 지난해 역대 최강 전력 평가를 받으며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했던 한국을 4강에서 가로막은 건 요르단(0대2 패)이었다. 그 후유증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 10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에서 다시 만난 요르단은 일단 2대0으로 제압했다. 이재성(33·마인츠)과 오현규(24·헹크)가 골을 넣었다.
그리고 25일 또 만난다. 이번엔 아시안컵 때보다 더 중요하다. 자칫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3차 예선 조 1~2위는 월드컵 본선 직행 표를 받는다. 한국은 현재 4승 3무(승점 15)에 골득실은 +7(13득점 6실점)로 조 선두. 안심할 수 없다. 요르단은 승점 12(3승 3무 1패), 골득실 +6(12득점 6실점)으로 2위. 요르단에 지면 바로 2위로 떨어진다. 같은 날 3위 이라크(승점 12·골득실 +2)가 최하위 팔레스타인(승점 3)을 이길 가능성이 높아 한국이 덜미를 잡히고 이라크가 이기면 이라크와도 승점(15)이 같아진다.
요르단전 이후 남는 건 2경기. 6월 이라크(원정)와 쿠웨이트(홈)를 만난다. 한국은 요르단에 지기라도 한다면 자칫 당연하게 여겼던 월드컵 직행(조 1~2위) 대신 4차 예선행(조 3~4위)이란 악몽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3차 예선 A~C조 1~2위 6팀이 월드컵 본선 직행, 3~4위 6팀은 4차 예선을 통해 본선행 티켓 2장을 놓고 또 다퉈야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주축 선수들은 하나둘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훈련 과정에서 수비수 정승현(31·알 와슬)이 종아리를 다쳤다. 오만전에선 백승호(28·버밍엄시티)와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이 각각 허벅지와 발목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홍명보 감독은 22일 “이강인과 백승호, 정승현은 모두 부상이 심각하진 않지만, 소속팀에서도 중요한 선수라 소집 해제하기로 했다”며 “대체 발탁 없이 남은 선수들로 요르단전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단 규모는 28명에서 25명으로 줄었다.
이번 요르단전에선 일단 손흥민(33·토트넘)과 이재성, 황희찬(29·울버햄프턴)으로 2선 공격진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 벤치에서 대기할 배준호(22·스토크시티)와 양현준(23·셀틱) 등이 교체 투입돼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가 승부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지난 오만전에서 상대 밀집 수비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만큼 요르단을 공략할 다양한 전술이 필요한 상황. 홍명보호는 23일 비공개 훈련을 통해 손발을 맞췄다. 희망은 중원의 사령관 황인범(29·페예노르트)의 복귀. 부상으로 오만전에 결장했지만, 요르단과 치르는 경기엔 출전할 예정이다.
알타마리, 알나이마트 |
경계 대상 1호는 탁월한 드리블을 자랑하는 윙어 무사 알타마리(28·스타드 렌)다. 지난해 아시안컵 4강전에서 한국 수비를 헤집으며 1골 1도움을 기록, 클린스만호에 악몽을 안긴 선수다. 작년 10월엔 부상으로 한국과 3차전에 결장했는데 이번엔 다시 나와 지난 20일 팔레스타인전(요르단 3대1 승)에서 득점을 올리며 여전한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안컵 4강 한국전 선제골 주인공 야잔 알나이마트(26·알 아라비)도 출격을 기다린다. 올 시즌 K리그 최소 실점 2위(3골) 팀인 FC서울 주전 수비수 야잔 알아랍(29·등록명 야잔)의 존재도 한국으로선 부담이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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