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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미키 17, 덕배 등번호서 따왔죠”

중앙일보 피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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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 봉준호(오른쪽)가 박문성 해설위원의 축구 전문 유튜브에 출연했다. 그는 축구선수 더 브라위너의 등번호 ‘17’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달수네라이브 캡처]

영화 감독 봉준호(오른쪽)가 박문성 해설위원의 축구 전문 유튜브에 출연했다. 그는 축구선수 더 브라위너의 등번호 ‘17’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달수네라이브 캡처]


영화감독 봉준호(56), 성악가 조수미(63), 바둑기사 목진석(45).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각 분야의 월드클래스 거장이면서 셋 다 이른바 ‘축덕’(축구 광팬을 뜻하는 ‘축구 덕후’의 줄임말)이다. 지난달 신작 ‘미키 17’을 내놓은 봉 감독은 최근 축구 해설가 박문성의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봉 감독은 “새 영화 개봉 시기에 감독들은 ‘홍보 좀비’가 된다. 홍보팀이 출연을 권하는 방송에 나가게 된다. 매일 하는 영화 얘기 한 번쯤은 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데 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숫자 ‘17’이 적힌 티셔츠를 입었는데, ‘영화 관련 숫자냐’는 질문에 “‘덕배’의 등 번호”라고 답했다. ‘덕배’는 맨체스터시티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에게 한국 팬이 붙여준 애칭이다.

유럽축구부터 K리그까지 섭렵하는 봉 감독은 영화에도 축구를 녹여 넣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미키 17’의 원작소설은 『미키 7』인데, 좋아하는 선수(더브라위너) 등 번호(17번) 영향을 받아 ‘미키 17’로 바꿨다. 영화 쪽 인터뷰 때는 다르게 얘기했다”며 웃었다. 그는 또 “영화에 티모와 카이캇츠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티모 베르너(토트넘)와 카이 하베르츠(아스널)에서 따왔다”고 밝혔다. 시나리오 작업 때 외국인 캐릭터 이름짓기가 어려우면 축구선수 이름을 따다 쓴다고도 소개했다.

봉 감독은 “영화와 접점이 있어 축구를 좋아한다”며 “중계 카메라와 선수 관계에 관심이 많다. 경기장에서 보면 (특정 선수만의) 장면으로 나뉘지 않고 전체를 봐야 한다. 선수 한 명만 가까운 거리에서 따로 보지 못해 답답하다. 똑같은 슛도 카메라 각도에 따라 더 아름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조수미(左), 목진석(右)

조수미(左), 목진석(右)


조수미는 새벽 경기를 보느라 밤잠을 설치는 ‘축구광’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 당시 조수미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런데 마침 그날 새벽 한국이 브라질에 1-4로 져 16강을 끝으로 탈락했다. 밤을 새운 뒤 간담회에 참석한 조수미는 “(한국이 지는 바람에)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다. 울었다”며 “월드컵을 4년마다 개최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매년 해야 한다”고 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음악과 축구의 공통점으로 “사람을 이어주는 보편적 언어”라는 점을 꼽는다.

조수미가 축구와 인연을 맺은 건 이탈리아 유학 시절이다. 그는 “축구를 모르면 학교에서 대화가 되지 않았다”며 음악과 축구는 “내 인생”이라고 말했다. 수비수 김민재가 나폴리 소속으로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우승하자 조수미는 직접 김민재 소셜미디어(SNS)에 축하 댓글을 달았다.


목진석 9단은 아스널의 오랜 팬으로 유명하다. 아스널의 라이벌전과 자신의 중요한 대국이 겹치자 대기실에서 틈틈이 TV 중계를 흘깃거리다가 서둘러 대국을 마친 뒤 집으로 달려간 일화는 유명하다. 그리고는 이튿날 조기축구에 나가 뛸 만큼 그의 축구 사랑은 유별나다.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목 9단이 올린 블로그 글 하나가 화제가 됐다. 프로기사로 축구대표팀을 구성하는 내용이었다. 자신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세돌 9단을 스트라이커에 배치한 뒤 “나는 공격만 노리는 이기적인 플레이메이커. 넓은 시야에 의한 킬 패스와 발재간을 갖췄지만 통할 때와 안 통할 때의 기복이 심하다”고, “이세돌 9단은 부동의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다.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수를 농락하는 것을 즐긴다”고 평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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