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양배추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
‘금배추’라고 불릴 정도로 배추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대체재로 꼽히던 양배추 값이 급등하고 있다. 한 포기 평균 가격이 6000원 수준까지 올라가 오히려 배추보다 더 비싸졌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이달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양배추 평균 소매 가격은 6121원이다. 배추 한 포기 평균 가격이 5506원인 것과 비교하면 양배추가 600원 이상 비싸다.
양배추는 지난해 3월 평균 가격이 4095원이었지만 1년 만에 50% 뛰면서 2000원 가량 비싸졌다. 배추와 양배추의 연간 기준 평년 가격은 배추가 4612원으로 양배추(4296원)보다 300원 정도 비싸다. 양배추는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양배추. 연합뉴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겨울 양배추 생산량은 12만2000t으로 1년 전보다 6% 줄었다. 평년과 비교하면 17% 감소했다.
지선우 농업관측센터 팀장은 생산량이 줄어든 데 대해 “겨울 양배추 정식(아주심기) 시기는 8∼9월인데 작년에 너무 더웠다”며 “지난 2월에 추웠으며 최근에 비가 많이 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평균 배추 가격도 작년보다 50% 비싼 수준이다.
무는 한 개에 3000원을 웃돌아 작년보다 1000원 넘게 비싸졌다. 이달 평균 소매 가격은 3112원으로 1년 전보다 66% 올랐다. 당근도 1㎏에 5696원으로 지난해보다 27% 상승했다.
겨울 양배추와 배추, 무, 당근은 생산량이 작년보다 10% 안팎 감소했다. 겨울 채소 주산지인 제주를 중심으로 한파가 이어진 것도 생육이 부진한 원인이 됐다.
채소 가격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겨울 채소가 다 작황이 나빠 가격이 높다”면서 “봄배추, 무가 출하되기 시작하는 4월 말까지는 가격이 높겠지만 그 이후에는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지에서는 배추와 무 재배 면적이 전·평년보다 10∼20%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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