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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팝 스타 요네즈 켄시 ‘떼창의 나라’서 더 뜨겁게...“한국 꼭 다시 올 것”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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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3일 인천서 첫 내한 공연
2013년 발표곡부터 최신곡까지
히트곡 ‘레몬’ ‘킥백’ 등 선보여
120분간 밴드 라이브 소화하고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인사도

20대 위주 관객들 일본어로 떼창
스마트폰 촬영금지...몰입도 높아


매일경제

지난 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요네즈 켄시의 첫 내한 월드 투어 콘서트 ‘정크’.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c)Yusuke Yamatani


“엄청나요. 한국, 뜨거운 나라네요!”

일본의 톱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켄시(34)가 첫 내한 콘서트를 열정으로 물들였다.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음악에 녹여온 만큼, 관객들도 연대로 똘똘 뭉친 듯 환호하며 뜨거운 밤을 만들었다. 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요네즈 켄시 월드 투어 - 정크’의 첫 날 공연은 주최 추산 이날 하루만 1만1000명의 관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요네즈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이다. 특히 2018년 사람들의 상실과 아픔을 다룬 일본 법의학 드라마 ‘언내추럴’에 삽입된 노래 ‘레몬’이 대성공을 거뒀다. 빌보드 재팬 연말 차트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J팝 뮤직비디오 최초로 누적 재생 수 9억 회를 돌파했다.

이 밖에도 음악성까지 인정 받은 다수의 히트곡이 요네즈를 이른바 ‘음악 천재’ 반열에 올렸다. 이미 2008년부터 ‘하치’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보컬로이드(음성 합성 소프트웨어)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음악을 선보였고, 본명인 요네즈 켄시로 대중 앞에 선 건 2012년부터다. 다만 명성을 얻은 후로도 한동안은 베일에 싸인 이미지였다. 그 전엔 어린 시절 외모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얼굴 반쪽을 가린 장발을 고수했고, 방송 출연도 흔치 않았다. 얼굴 전체를 공개한 게 불과 2023년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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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규 6집 ‘로스트 코너’(LOST CORNER)를 내고 일본 돔 공연을 포함해 중국, 대만, 한국,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월드 투어에 나서는 J팝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켄시.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그러나 올해 아시아·유럽·미국 등 월드 투어에 나선 그는 ‘열정’ 그 자체다. 이날 무대에서도 첫 곡 ‘레드 아웃’에서 붉은 전광판을 배경으로 어둠 속에 카리스마 있게 등장하며 120분간 이어질 생생한 라이브 무대를 예고했다. 이후 ‘감전’ ‘마르게리타’ ‘아이네 클라이네’ 등 히트곡을 연달아 부르면서는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등 밝은 표정으로 관객과 호흡했다. 마이크를 객석으로 뻗어 자연스럽게 떼창을 유도하는가 하면, 무대 양쪽이나 앞뒤를 수시로 오갔다.

곡과 곡 사이에 빈틈없이 연주곡이나 앰비언트 음향을 채우는 등 연출에도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 ‘레이디’ ‘레몬’ 등의 히트곡은 전주를 편곡해 마치 다른 곡인 것처럼 관객과 밀고 당기기를 하는 재치가 있었다. 물론 이윽고 익숙한 멜로디가 시작될 땐 여지없이 큰 함성이 터졌고, 주요 파트마다 떼창이 이어졌다. 일부 곡에선 요네즈가 직접 기타를 쳤고, 곡의 분위기에 따라 배경 전광판의 미디어나 댄서들이 무대를 꽉 채우는 경우도 있었다.

진지한 스토리텔러의 면모도 돋보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2023년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주제가였던 ‘지구본’에서 시작해 곡 ‘포스트 휴먼’ ‘M87’로 이어지는 구간에선 가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요네즈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관객들도 귀를 기울였고, 곡이 끝날 때야 조용하게 터져 나온 박수가 무대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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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요네즈 켄시 내한 콘서트 무대. 곡 ‘킥 백’ 순서에서 대형 전광판에 셀프 카메라로 클로즈업한 자신의 얼굴을 송출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c)Yusuke Yamatani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2022년 히트곡 ‘킥백’이었다. 인기 애니메이션 ‘체인소 맨’의 주제가로도 쓰인 곡이다. 빨간 조명 아래 전주가 흐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관객들이 ‘노력, 미래, a beautiful star’를 반복해 외치는 가사를 떼 지어 불렀다. 강렬한 밴드 사운드와 행위 예술을 하듯 등장한 댄서들의 몸짓이 더해져 열기는 고조됐다.

특히 곡의 절정에서 요네즈가 셀프 카메라를 집어 들자 3분할 돼 있던 대형 전광판 화면에 그의 눈빛이 꽉 들어차 관객을 휘어잡았다. 공연 후반부 ‘플라밍고’ ‘마이니치(매일)’ ‘루저’를 거쳐 ‘킥백’ ‘피스 사인’ ‘도넛 홀’로 이어진 신나는 명곡 메들리는 방방 뛰며 목청껏 노래를 따라부르는 관객 반응까지 어우러져 야외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했다.

이날 높은 몰입도는 사진 촬영을 엄격히 금지한 주최 측 지침과도 무관치 않아 보였다. 곳곳에 배치된 안내원들이 공연 전부터 촬영 적발시 퇴장시킨다는 강력한 지침을 안내했고, 공연 중에도 객석을 돌아다니며 촬영 여부를 단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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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인스파이어에서 열린 내한 콘서트에서 라이브 밴드, 댄서들과 함께 노래하는 요네즈 켄시(가운데).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c)Yusuke Yamatani


요네즈도 이날 연신 “대단한 열기”라며 놀라워했다. 그는 공연 중간 일본어로 “계속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안 맞다가 이렇게 오게 됐다”며 “처음이라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여질지 조금 불안했는데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어가 다른데도 같이 노래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음악을 한 지 10여 년인데, 정말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진심도 전했다.

한국말로 준비한 인사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여러 번 외치기도 했다.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어가 ‘불닭볶음면’이다. 먹어본 적은 없지만 말하는 게 기분이 좋다”며 친근함도 드러냈다. 24곡을 다채롭게 선보인 그는 “한국에 꼭 다시 올 테니 그때도 잘 부탁한다”는 마무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날 라이브 밴드에는 나카지마 히로시(기타), 스도 유우(베이스), 호리 마사키(드럼), 미야카와 쥰(키보드) 등이 함께 했다.

이번 공연은 23일까지 총 2회 진행돼 전체 관객 2만2000여 명을 동원했다. 예매처 인터파크에 따르면, 이틀간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찾은 관객 중 20대가 64.8%로 가장 많았고, 30대 18.4%, 10대 10.1% 등이었다. 성별 비중은 남성 46%, 여성 54%로, 보통 3 대 7 혹은 2 대 8 수준으로 여성 관객이 대다수인 다른 팝 스타·밴드 콘서트에 비해 남성 예매 비율이 높았다. 요네즈는 서울 공연 이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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