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적 상황 여전히 불확실"
"일본, 필리핀보다 전략적 가치 낮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첫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지에서 이례적으로 한국이 빠지고 필리핀이 들어간 배경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이 "중국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 분석했다. 이번 방문지에 포함된 일본과 필리핀에 비해 한국이 상대적으로 전략적 가치가 낮은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2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하와이, 괌을 거쳐 필리핀, 일본으로 향한다는 첫 순방 일정 발표를 두고 "한국을 제외하고 필리핀을 포함시킨 것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의도를 보여주고, 필리핀이 더 도발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독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통상적으로 미국에 신행정부가 출범하면 국방장관은 아시아 순방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한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는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이 2월 한국을 찾았고,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1년 3월에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일본, 한국, 인도를 택했다.
미국이 일본과 필리핀과의 동맹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졌다. 군사전문가 장쥔서는 글로벌타임스에 "일본과 필리핀을 방문하는 것은 미일 및 미-필리핀 군사 동맹을 강화해 워싱턴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순방을 계기로 역내 갈등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딩 소장은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 사이에 미국의 정책 예측불가능성에 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헤그세스는 필리핀과 일본을 안심시키기 위한 이 방문에서 강한 외교적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이 더 대담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