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A대형병원에서 시스템에어컨 유지 보수를 전담하고 있는 백태호(28) 선임 엔지니어는 종합상황실에서 보낸 오류 문자를 받고 바로 현장으로 이동할 채비를 마쳤다. 평소 차량에 구비해둔 에어컨 부품을 챙겨 오류가 뜬 시스템에어컨으로 달려간 백 엔지니어는 환자들이 온도 변화를 느낄 새도 없이 에어컨 수리를 모두 마쳤다. 그가 맡고 있는 A병원의 에어컨은 총 166대에 달한다.
LG전자 시스템에어컨 및 냉난방공조설비(HVAC) 유지보수 전문 자회사 하이엠솔루텍 엔지니어인 백태호 선임이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길어진 여름에 휴가도 ‘반납’…책임감↑
LG전자 자회사로 에어컨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하이엠솔루텍은 2020년부터 A병원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통상 평균 26도를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고 있는데 최근 무더운 날씨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엔지니어들의 업무도 덩달아 늘었다. 6년 차 엔지니어인 백 선임은 지난해 9월까지 더웠던 초가을을 회상하며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에어컨 수리에 매진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LG전자 시스템에어컨 및 냉난방공조설비(HVAC) 유지보수 전문 자회사 하이엠솔루텍 엔지니어인 백태호 선임이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시스템에어컨 실외기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병원 내에서도 혈액관리실처럼 특별히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곳은 더욱 신경 써서 관리한다. 혈액관리실의 경우 혈액을 보관하는 전문기기에서 나오는 열이 상당하기 때문에 22도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 온도가 높아지면 혈액이 굳을 수 있어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백 선임은 “작은 분식집이어도 여름에 에어컨이 없으면 생활이 불편하다”며 “병원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어느 곳에서도 에어컨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쾌적한 여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엠솔루텍의 종합상황실에서 관제사들이 모니터를 보고 전국 곳곳에 설치된 에어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사진=하이엠솔루텍) |
AI가 ‘고장 예측’…24시간 모니터링 ‘안심’
하이엠솔루텍은 종합 유지보수 서비스(TMS) 시스템을 통해 에어컨의 고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한다. TMS는 LG전자가 개발한 ‘LG비콘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실시간 운전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온라인 모니터링 서비스다. 엔지니어들은 휴대전화 속 앱을 통해 에어컨 상태를 보며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 관리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에어컨이 계속 가동되는 경우 모바일로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
인공지능(AI)이 고장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있다. TMS의 AI 고장 예측 기능을 활용하면 기기의 고장 징후를 정교하게 예측해 준다. 엔지니어는 이를 통해 미리 필터를 교체하거나 배관 오염 상태를 확인하는 등 조치를 취한다. 혹여나 엔지니어가 신경 쓰지 못한 기기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하이엠솔루텍의 종합상황실도 가동 중이다. 관제사들이 24시간 전국의 모든 에어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오류가 발생할 경우 담당 엔지니어에게 연락을 취한다.
하이엠솔루텍은 병원 고객의 경우 ‘긴급출동 플러스’ 옵션을 추가해 토요일 주간에도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부품 조달에 문제가 없도록 ‘안전재고 보유’ 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엔지니어가 빠르게 도착해도 필요한 부품이 없으면 무용지물인 만큼 병원 설비의 주요 부품을 관할 센터 창고에 항시 비축하는 서비스다.
하이엠솔루텍의 종합상황실에서 관제사들이 모니터를 보고 전국 곳곳에 설치된 에어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사진=하이엠솔루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