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르포]'납품 재개' 급한 불 끈 홈플러스…"산 넘어 산"

0
댓글0
가슴 쓸어내린 직원들 "공급 이상 없다"
농심·삼양·오뚜기·롯데웰푸드 등 납품 재개
그럼에도 여전한 우려…내달 '홈플런' 끝나
"2차 납품 중단 터진다면 재개 어려울 것"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좀 비어 있긴 하지만 곧 다 채워 넣을 겁니다.”

지난 21일 방문한 서울시의 한 홈플러스 매장. 듬성듬성 빈 라면 매대에 농심(004370) 너구리, 신라면 등 박스를 뜯어 채워넣던 매장 직원 A씨는 “현재 물량 공급에 차질은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협력사들이 납품을 재개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데일리

홈플러스 직원이 빈 매대에 제품을 채우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고요 속 안정 찾는 매장…LG·삼성도 판매 재개

실제로 이날 매대는 이전보다 상황이 나아진 모습이었다. 일부 제품이 앞쪽 두세줄 전진 배치되어 있긴 했지만 제품을 구입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오뚜기(007310), 동서식품, 삼양식품(003230), 롯데웰푸드(280360), 롯데칠성(005300)음료, 농심(004370) 등 주요 제품이 모두 매대를 채웠다. 앞서 이들 업체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신청에 따른 대금 미정산을 이유로 납품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다.

전반적으로 매장 직원들 사이에서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잡화 매대에서 협력업체 직원과 상자 더미를 정리하고 있던 매장 직원 B씨는 “현재 물류 문제로 안 들어오는 제품을 빼면 정상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며 “회사가 어렵다는 건 들었지만 오늘 월급도 들어오는 등 아직 큰 문제는 없다. 회사가 하루 빨리 안정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홈플러스의 LG매장의 모습(사진=한전진 기자)


LG전자(066570)와 삼성전자(005930) 매장도 정상 판매에 나서고 있었다. 앞서 이들 업체도 홈플러스 기업회생신청 사태에 매장 내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다. LG매장 직원은 “최근 본사에서 판매를 재개하라는 지침이 왔다”며 “배송이 조금 늦어질 수는 있지만 정상 판매 중”이라고 했다. 삼성 매장에서도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판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입점 매장들도 일단 고비를 넘긴 모양새다. 이곳에서 뷰티 입점 매장을 운영 중인 C씨는 “본사로부터 밀린 대금을 모두 정산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앞서 대금을 받지 못해 매장을 정리한 브랜드들도 있는데 우린 매장이 빠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홈플러스 상품권을 처분하려는 손님도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납품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한 농심 매대 (사진=한전진 기자)


협력사 불안 여전…4월엔 홈플런 행사도 중단

현재 홈플러스는 협력사·입점 매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상거래채권 지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총 4763억원의 상거래채권 변제를 완료했다. 전날 900억원을 집행하면서 누적 금액이 늘었다. 홈플러스 측은 “주요 협력사들과 납품 합의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변제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계속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뇌관은 존재한다. 홈플러스가 밀린 대금을 변제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곧 3월, 4월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다. 특히 일부 협력사는 홈플러스와의 납품 협상 과정에서 대금 지급 방식 변경, 결제 주기 단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홈플러스의 대금 정산 부담이 이전보다 더 커졌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납품 중단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실제로 주요 신선식품 업체들이 이달 말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중이다.

이데일리

서울우유도 최근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했지만 제품 구입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사진=한전진 기자)


특히 4월이면 현재 진행 중인 홈플러스 창립 세일 ‘홈플런’ 행사가 중단된다. 3월에 집중된 매출이 4월에는 급감할 수 있다. 현재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는 판촉 행사를 통한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행사가 끝나면 현금 유입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결국 ‘납품사 이탈‘, ’판매 물품 부족’ 등 악순환의 고리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품 공급이 재개됐지만 상황이 언제 또 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홈플런이 끝나면 납품업체에 행사가를 강요할 수 없는 것도 문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의 물품 대금 지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면서 “다시 한번 납품 중단 사태가 반복되면 이번에는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서울경제지난주까지 '동분서주'했던 한종희 별세에···재계 "정말 슬픈 일"
  • SBS가장 큰 사회 갈등은 보수·진보…5명 중 1명 '외롭다' 느껴
  • JTBC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영면...'코뿔소 정신'으로 TV 1위 이끈 삼성맨
  • 파이낸셜뉴스트럼프, 일부 국가 상호관세 대상에서 면제될 것
  • 중앙일보1조 걸린 ‘블랙호크’ 개량사업, 카이 vs 대한항공 대격돌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