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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보다 무서운 극우정파…정권 사수위해 휴전 깬 이스라엘[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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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극우, 휴전시 연정탈퇴 압박
이스라엘 지원으로 입장 선회한 트럼프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2개월 만에 재개했다. 지난 1월 미국의 중재로 어렵게 성사된 휴전 협상이 무효화되면서 공습과 더불어 지상군 공격까지 재개된 상황이다. 심지어 유엔 직원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석방하지 않고 협상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고 있다며 공격 재개의 책임을 하마스에 돌리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중재로 양측이 맺은 휴전안은 3단계에 걸친 단계별 휴전 방식이었다. 1단계는 양측의 1차 인질 교환, 2단계는 남은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 군의 완전 철군, 3단계는 가자지구 공동 재건이라는 순서였다.

휴전 이후 1단계까지는 어느 정도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나, 2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양측의 이견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 군이 국제 구호 단체의 물품 지원까지 봉쇄하여 가자지구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며 이를 먼저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인질부터 교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물품 지원만 받고 시간을 끌다가 다시 휴전을 깰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결국 양측의 불신이 휴전 결렬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설명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있더라도 1단계 휴전 기간을 연장하고 대화를 계속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을 깨고 공격을 재개한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전쟁을 재개한 배경에는 내부 정치적 문제가 개입되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는 여당인 리쿠드당의 단독 집권이 아닌 연립 정부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연립 정부 내에는 '유대인의 힘'이나 '종교 시오니스트당' 등 극우 정당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중 하나라도 연정에서 탈퇴할 경우 네타냐후 정권은 붕괴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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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 재개로 피난을 떠나는 주민들의 모습. EPA·연합뉴스


주목할 점은 이들 극우 정당들이 지난 1월 휴전 성사 당시, 정부가 전쟁을 재개하지 않으면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만약 정권이 붕괴된다면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심각한 개인적 위기가 닥칠 수 있다. 현재 그는 뇌물 수수, 사기, 부패 혐의 등으로 3~4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며, 전시 계엄령 상태가 아니라면 즉시 구속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쟁 중에는 법적 책임을 유보할 수 있었으나, 휴전이 계속되면서 법원에서 출석 요구가 이어지고 있었다.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서는 전쟁이 끝나면 정치적 생명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므로, 이러한 정치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휴전을 깨고 전쟁을 재개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반발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원래 해당 휴전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바로 전날인 1월19일에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휴전 성사를 위해 특사를 파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했으며, 이는 그의 첫 외교적 성과로 여겨졌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휴전을 파기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전투 재개에 승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반대 의사나 항의를 표명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계속하면서 가자지구 전투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입장 변화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 구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모두 주변국에 수용시키고, 그곳에 고급 호텔을 지어 관광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구상이 아니라 실제로 추진하려는 계획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지역에서 이주시키고 하마스를 소탕한 후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전쟁 재개를 쉽게 승인한 이유는 이러한 중동 구상과 연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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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미국 내에서도 이스라엘의 공격 재개에 대한 반대가 예상되었으나, 실제로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큰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시리아 내전 종식 이후 중동 지역의 역학 관계가 급격히 변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은 친러시아, 친이란 성향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이 끝나면서 이 정권이 붕괴되고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하던 중동 출구 전략을 재검토하게 되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이 약화되었고, 중국이 그 틈을 타 중동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봉쇄 정책의 일환으로 중동에 재개입하여 동맹국들을 단속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한 이스라엘을 통해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세력을 약화시킨다면, 궁극적으로는 이들의 배후에 있는 이란도 미국과의 핵 협상에 다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미국은 중동 지역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편하고 안정화시켜 궁극적으로는 유가를 하락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은 미국이 직면한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 시절과는 달리 중동에 다시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정치권 전반에서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 재개는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적 문제와 미국의 국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전개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국제사회의 가장 큰 우려는 중동 지역의 확전 가능성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를 계속 확대시킨다면, 과거 4차 중동전쟁 때처럼 중동 내 반이스라엘 종교 세력들이 결집할 위험이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은 대부분 이스라엘이나 미국 편에 서 있지만, 이들 역시 이슬람 종주국으로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이 증가하면 자국 내 종교 집단들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만약 이슬람권 전체를 아우르는 대규모 종교적 움직임이 일어난다면, 아랍 왕조들도 자국의 정치적 소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반미 노선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은 중동 국가 전체와 대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중동 구상에 대해서도 공화당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 재개는 중동 정세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이 얼마나 오랫동안 공격을 지속할 것인지, 미국이 어느 정도까지 이를 용인할 것인지, 그리고 다른 중동 국가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따라 정세 변화의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문제는 글로벌 이슈로서 지속적인 주목이 필요하며,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이미리 PD eemilll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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