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
2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내각부 식품안전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최근 동해에서 잡힌 고등어의 고래회충 개체 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2019~2021년 태평양에서 잡힌 고등어의 살코기 부위에서 검출된 고래회충 As(Anisakis simplex)의 개체 수는 마리당 평균 15.3개체였다. 같은 기간 동해산 고등어에서는 평균 2.1개체가 검출됐다.
고래회충은 크게 내장에서 쉽게 살코기로 이동하는 As와 상대적으로 이동이 어려운 Ap(Anisakis pegreffii)로 나뉜다. 과거 동해산 고등어에서는 Ap가 주로 발견되었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As의 검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태평양산 고등어와의 차이가 줄어들었다.
이에 감염되면 3~5시간 내로 메스꺼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위장벽을 뚫고 들어갈 경우 위염이나 위궤양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인 구충제로는 치료가 어렵고, 외과적 수술이나 내시경을 통한 유충 제거가 필요하다.
최근 동해산 고등어를 섭취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식중독 유사 증상이 증가하고 있다. 40대 A씨는 고등어회를 먹은 후 심한 복통과 설사, 구토 증상을 겪었다. 그는 “평소 자주 먹던 고등어였지만, 이번에는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전국적으로 보고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의 스기야마 히로무 객원연구원은 “동해에서 잡힌 고등어의 고래회충 감염 위험이 태평양산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됐다”며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해수 온도 상승과 해류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청보리멸 고래회충. Gonzalo Jara/Shutterstock 제공 |
전문가들은 “최근 동해산 고등어에서 고래회충 개체 수가 증가하는 현상은 해수 온도 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생선회를 섭취할 때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해산 어류를 섭취할 때는 영하 20도 이하에서 24시간 이상 냉동하거나, 70도 이상의 온도로 충분히 가열해 조리해야 한다. 생선을 손질할 때 내장을 즉시 제거하고, 가능한 한 신선한 상태에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생선을 섭취하기 전 신선도를 꼼꼼히 확인하고, 감염 예방을 위해 안전한 조리법을 준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날생선을 즐겨 먹는 경우 고래회충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신중한 섭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