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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한화 수주 소량 불과"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 경쟁사 독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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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장중 7분 '먹통' 사태···투자자 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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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지난 17일 "한화세미텍도 결국에는 유야무야, 흐지부지하게 소량의 수주만 받아 가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라진 기자]

◆ 한화세미텍 등장에 독점 구조 깨질까 '우려'

-다음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공정의 필수 장비인 TC본더를 만들고 있는 한미반도체 이야깁니다. 최근 한미반도체의 곽동신 회장이 경쟁사를 향해 독설에 가까운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고요?

-맞습니다. 곽 회장은 지난 17일 3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히며 TC본더 기술력과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이 과정에서 한화세미텍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ASMPT가 그랬듯 한화세미텍도 결국에는 유야무야, 흐지부지하게 소량의 수주만 받아 가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죠.

-경쟁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네요.

-그렇습니다. 한화세미텍이 지난 14일 고객사 SK하이닉스의 퀄테스트(품질 검증) 마지막 단계를 최종 통과해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의 메시지로 보이는데요. 한화세미텍의 등장에 '독점 구조가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이를 단번에 해소하기 위해 다소 강도 높은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곽 회장은 "한미반도체 TC본더가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전 세계 고객사를 보유한 한미반도체는 45년의 업력과 120여건에 달하는 HBM용 장비 특허, 그리고 세계 최대의 HBM TC본더 생산 캐파를 바탕으로 2025년 TC본더 300대 이상의 출하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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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세미텍은 지난 14일 SK하이닉스에 HBM 제조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납품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동선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 /한화세미텍


-체급차가 분명하니 더는 비교하지 말라는 것으로도 보이네요. 곽 회장 발언과 관련해 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으니 경쟁사를 직접적으로 저격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 반면, 오히려 조급함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한화세미텍이 후발주자인 것은 맞지만,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는 대기업 계열사인 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직접 TC본더 사업을 챙기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를 의식하지 않고 있다면 다소 감정적인 메시지를 낼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밝혔습니다.

불편함을 드러내는 관계자도 있었는데요. 그는 "기업 간 기술력 경쟁은 당연하지만, 이렇게 발주처까지 언급하며 원색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동종 업계인으로서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세미텍 측 별도 입장은 나왔나요?

-곽 회장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대응이 없었습니다. 한화세미텍 내부적으로는 곽 회장의 전망과 다르게 추가 수주에 자신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한화세미텍은 앞서 "이번 성과는 시장 진입의 첫 신호탄에 불과하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톱티어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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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국거래소의 전산 장애로 코스피 850개 전 종목의 거래가 장중 7분간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더팩트 DB


◆ 사상 초유 '코스피 7분 먹통'···투자자 보상은 불투명

-마지막으로 증권가 소식입니다. 코스피 시장의 전 종목 주식 매매 거래가 장중 7분간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요?

-그렇습니다. 지난 18일 오전 11시 37분터 11시 44분까지 한국거래소의 전산 장애로 코스피 850개 전 종목의 거래가 '먹통'이 됐는데요. 2005년도에 한국거래소가 통합 출범한 후 처음 벌어진 일입니다.

-원인이 무엇이었나요?

-한국거래소는 이달 4일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도입한 '중간가 호가'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코스피 상장 종목인 동양철관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동양철관의 자전거래방지 조건(SMP) 호가의 매매체결수량을 계산할 때 중간가 호가 수량 누락으로 매매체결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쉽게 말해, 1주당 2000원 미만인 동양철관과 같은 종목은 호가 단위가 1원으로, 중간 호가가 0.5원이 되는데요.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1원 미만의 소수점 거래를 허용하지 않고 0원으로 절사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스템이 예상한 체결 가능 주식 수와 실제 체결된 주식 수 사이에 차이가 생기면서 시스템이 오류로 인식한 겁니다. 이로 인해 매매 지연이 발생했고 코스피 전체 전산이 셧다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겠는데요?

-네. 코스피 시장의 전 종목 주식 매매 거래가 중단되면서 전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시세 확인과 주문 체결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동양철관 1개 종목을 제외하고 오전 11시 44분 이후부터 다시 정상화되긴 했는데요. 거래소는 동양철관의 매매 거래를 정오에 정지했다고 오후 3시부터 재개했고요.

-그렇군요.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있을텐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보상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보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업계에서는 오류가 발생한 시간이 비교적 짧았고 구체적인 피해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한국거래소가 지난 2023년 분쟁처리지침을 제정했는데, 이를 토대로 배상한 사례가 아직 없습니다. 2023년 5월부터 시행된 거래소의 지침을 보면, '거래소가 전산 장애로 인해 호가 접수 또는 매매계약체결이 불가능하거나 이용자의 전자금융거래에 장애를 초래한 경우로서 객관적으로 매매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사태는 손해배상 예외 사항에 해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지침 안에는 예외 조항으로 ‘시세 지연 또는 매매계약체결지연 이후에 호가가 순차적으로 체결되는 등 손해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다고요?

-네. 정 이사장은 공매도 전산시스템 시연회 이후 손해배상 청구 검토와 관련해 "필요하면 해야한다"고 밝히긴 했습니다. 다만 한국거래소 측은 거래 재개 후 순차적으로 접수된 거래가 처리됐기 때문에 체결이 지연됐을 뿐이며 실질적인 피해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달 4일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으로 도입된 중간가 호가 때문에 발생한 일명 '코스피 먹통' 사태에 향후에도 한국거래소의 전산 장애가 발생하진 않을지 우려가 나오는데요. 이번 사태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이어질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대응과 투자자들의 반응을 지켜봐야겠습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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