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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만난 이재명 "AI, 격차 좁히는 방법돼야…정치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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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인문학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와 대담을 하고 있다. 2025.03.22.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지 않고 국가 간 경쟁도 과열되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로 인한 혜택과 이익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역사학자이자 저서 '사피엔스'로 유명한 작가 유발 하라리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이재명 N 하라리 대담 : AI(인공지능) 시대를 말한다' 대담을 통해 두 시간 가까이 AI를 주제로 기술 발전, 국가의 역할, 부의 재분배, 노동, 일자리 등을 거론하며 폭넓게 토론했다. 이 대표는 최근 정치권 논란이 됐던 'K-엔비디아 지분공유론' 관련 질문을 띄우고 하라리로부터 "정부가 반드시 개입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지금 AI를 놓고 다들 이 경쟁에서 밀리면 완전히 낙후된다는 불안감에 총력 경쟁하고 있다"며 "세상의 모든 충돌의 원인은 엄청난 격차와 불평등이다. AI가 어차피 생겨난 새로운 영역이라면 불평등과 격차를 완화하고 폭을 좁히는 방법과 수단이 됐으면 좋겠다. 결국 그것은 정치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어떻게 하면 인간 간, 국가 간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느냐"는 하라리 질문에 "최근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인간의 욕망을 다 충족시키기 어려워져서 타인으로부터 또는 다른 나라로부터 더 가져와야겠다는 욕망이 강렬해진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개인과 개인 간, 국가와 국가 간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도 "말로 '신뢰하자'는 것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엄청나게 벌어지는 격차를 좀 더 줄이려는 정책적 노력과 국가 간에도 서로 존중하고 대규모 무력 충돌 상황과 같은 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사전에 억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I에 따른 엄청난 생산성 향상으로 지금은 독점 욕구가 너무 강한데 이것을 나누는 쪽으로, 국가끼리는 어렵지만 국가 내에서는 (이렇게 하면) 공동체 유지에 도움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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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인문학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AI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2025.03.22.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이재명 "불안과 극단주의 원인이 경제적 불평등에 있다는 주장···일자리 나누는 게 하나의 방법"

이 대표는 또 "전세계적인 불안과 극단주의의 주원인이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에 있다는 주장이 많다"며 "일단 일자리를 나누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가는 게 하나의 (해결)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엄청난 자원에 투자하는 거대 기업, 기술 개발에 능력 있는 소수의 선택된 자들만이 엄청난 부를 누릴 가능성 높다. 이것을 제지할 수도 없고 세금으로 하는 것은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얼마 전에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국부펀드로 해서 지분의 상당 부분을 확보하는 것이 어떤가, 과세도 한 방법이지만 사업 자체에 대한 공공 참여는 어떤가, 그 이야기를 했다가 공산주의라고 비난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하라리는 "19세기 산업혁명 때 큰 기업이 아동 노동력을 착취했다. 어떤 회사한테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면 기업들은 '아이들에게 돈을 써서 학교로 보내면 다른 나라에 있는 경쟁자에게 뒤처지게 된다'고 했다"며 "(과거 이같은 주장은) 비윤리적이고 경제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국가 측면에서 보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서 교육을 받게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라리는 또 "결국 정부가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며 "학교도 지어야 하고 교육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매우 좋은 투자"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본다"며 "원칙적으로 봤을 때 정부가 반드시 개입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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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이스라엘의 세계적 석학인 유발 하라리 전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인공지능(AI)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03.22. photo@newsis.com /사진=




이재명 "계엄령 선포 尹 가짜 인간인줄···알고리즘 맹점은 사람을 편향되게 몰아가는 것"

이 대표는 대담 중 현장에 있던 한 방청객으로부터 "사법부와 행정부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데 지금은 (사법부와 행정부가) 전문성을 갖기 어려울 듯 하다"는 말을 듣고 "민간의 전문성을 더 존중한다는 생각을 관료들이 정부 차원에서 해야만 더 나은 세상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정부 영역은 매우 뛰어난 영역으로 우리 사회를 선도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민간 영역의 전문성이 정부 관료들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관료가) 규제나 산업 현장에 대한 통제 욕구가 있다. 권력이 있으면 행사하고 싶다"며 "그것을 절제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이 대표와 하라리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다뤘다. 하라리는 이 대표에게 "(인공지능과 관련)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알고리즘을 규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조 인간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인간만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라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편집장은 누구인가"라며 "이름도 없다. 알고리즘이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을 다 제치고 SNS(소셜미디어)가 부각된다"며 "SNS의 목표는 진실을 찾아라, 그런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라리는 "(SNS의 목표는) 사용자 접속 시간을 늘리고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시간을 더 보내게 하라는 것"이라며 "이제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는 능력이 사라졌다. 알고리즘 AI(인공지능)에 너무 많은 힘을 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계엄령 선포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가짜(위조) 인간인 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알고리즘이 가진 맹점은 사람을 편향되게 몰아가는 것"이라며 "인간은 다양해야 하고 많은 것을 봐야 하고 많은 경험을 갖고 생각도 비판적으로 해야 하고 유연함이 있어야 하는데 알고리즘이 한쪽 사고만 하게 하는 듯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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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인문학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와 AI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2025.03.22.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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