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페이 시장이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의 양강 체제로 변하고 있다. 특히 주이용률 분야에서 삼성페이의 점유율이 급등하면서 선두 네이버페이와의 차이를 좁히고, 3위 카카오페이와 거리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호스로 기대를 모았던 애플페이는 아이폰 이용자들도 10명 중 3명만 쓰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2일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모바일 결제 이용 경험자 287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제40차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네이버페이는 주이용률 20%를 고수하며 전년 동기에 이어 1위를 지켰다.
2위 삼성페이는 전년 대비 5%포인트, 3위 카카오페이는 2%포인트 상승해 각각 18%, 12%를 기록하며 순위를 유지했다.
조사 결과 삼성페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페이는 선두 네이버페이와의 격차를 7%포인트에서 2%포인트까지 좁혔고, 카카오페이와의 간격은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크게 벌리며 2위 입지를 강화했다.
KB페이(7%), 토스페이·신한SOL페이(각 6%), 현대앱카드·페이북/ISP(각 4%)가 뒤를 이었다. KB페이와 신한SOL페이가 전년 대비 2%포인트씩, 현대앱카드 페이북/ISP는 1%포인트씩 줄면서 ‘톱3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전까지 시장이 네이버페이가 독주하고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가 뒤를 따르는 ‘1강 2중’ 구도였다면 이제는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의 ‘양강 체제’로, 또는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2강 1중’ 구도로 변했다”면서도 “셋 중 가장 열세인 카카오페이가 이용경험률에서는 눈에 띄는 강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용경험률은 서비스에 가입·등록해 이용해 본 비율로, 카카오페이는 65%로 삼성페이(44%)를 크게 앞섰고 네이버페이(68%)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마트 결제창 모습. 연합뉴스 |
이용자 만족도에선 삼성페이가 4.27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페이(4.16점), 토스페이(4.10점), 카카오페이(4.06점)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삼성페이는 5개 세부 평가 항목 중 △결제 간편성 △제휴·가맹점 수 △은행·카드사 연계성 △보안 및 안전성 등 4개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
국내 도입 2년이 지난 애플페이는 주이용률 1%, 이용경험률 9%로 부진했다. 만족도는 3.57점으로 평균(4.02점)에 한참 못 미쳤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에플페이의 부진에 대해 “사용 가능한 카드가 현대카드로 제한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아이폰 이용자에게 애플페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과반(53%)이 ‘사용 가능한 카드 제한’이라고 응답해서다. ‘오프라인 사용처 부족’(27%)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예정돼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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