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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대소동’ 주인공 ‘복싱 전설’ 조지 포먼, 76세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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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마드 알리와 1974년 겨룬 시대의 복서
‘KO 머신’으로 불렸던 미국의 유명 복서 조지 포먼이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세계일보

1994년 조지 포먼이 최고령 헤비급 챔피언이 된 순간의 모습. AFP통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간) 포먼이 타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포먼의 유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포먼의 죽음을 알렸다. 사망 원인과 장소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유족은 “깊은 슬픔 속에서 사랑하는 조지 에드워드 포먼 시니어가 21일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음을 알린다”며 “인도주의자이자 두 차례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그는 가족을 위해 선의의 힘, 규율, 신념, 그리고 자신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는 수호자로서 깊은 존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복받은 한 남자의 특별한 삶을 기리며 프라이버시 보호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뉴욕타임스는 “포먼은 45세라는 믿기 힘든 나이에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복싱계에 복귀했고, 1960년대는 척 웨프너, 70년대 조 프레이저와 무하마드 알리, 80년대 드와이트 무하마드 카와위, 90년대에는 에반더 홀리필드와 싸우는 등 오랜 기간 분투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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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20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섀넌 브릭스와의 경기에 나섰던 조지 포먼의 모습. AP통신


파킨슨병으로 투병하던 알리가 2016년 74세로 먼저 세상을 떠나고, 포먼마저 76세를 일기로 눈을 감으면서 두 명의 복싱 전설은 하늘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세계 복싱 역사에 영원하게 남을 ‘정글의 대소동’(The rumble in the Jungle)은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의 헤비급 복싱 경기를 일컫는다.

1974년 25세의 포먼은 ‘떠오르는 별’이었고, 32세의 알리는 전성기가 지난 선수로 여겨졌다. 그러나 알리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포먼에 8라운드 KO승을 거뒀다. 당시 두 사람은 전 세계 5000만명이 중계를 지켜보는 가운데 1974년 10월 30일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의 무대에 올랐다.

이 경기로 프로 복싱에 데뷔한 이래 첫 패배를 당한 포먼은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고 알리와의 재대결을 꿈꿨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포먼은 이후 승리를 이어갔지만, 1977년 지미 영과의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판정패를 당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다 1987년 복귀를 선언했을 때는 알리가 링을 떠난 뒤였다. 그토록 원했던 알리와의 재대결은 이루지 못했지만 포먼은 1994년 45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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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복서 조 프레이저, 조지 포먼, 무하마드 알리. 로이터연합뉴스


포먼은 알리와의 과거 경기에 대해 “알리가 나를 완전히 꿰뚫고 있었고 경기 전략도 완벽했다”며 뒤늦게 패배를 인정했다. 알리도 포먼을 “내가 붙었던 상대 가운데 가장 강했다”고 평가하며 두 사람은 우정을 나누기 시작했다. 포먼은 이후 알리가 파킨슨병으로 투병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쾌유를 기원했고, 공개 석상에서 “알리는 내 영웅이며 내 인생까지 바꿨다”고 말했다.

복싱 팬들은 두 사람이 하늘에서 ‘정글의 대소동’ 2차전에 나서며 우정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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