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22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라자로 유흥식' 한국어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흥식 추기경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3.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비상계엄 이후 혼란한 대한민국 사회를 우려하며 헌법재판소에 신속하고 정의로운 결정을 촉구했다.
21일 유 추기경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에 영상 담화문을 내고 "대한민국의 현실을 모른 척 외면할 수 없다. 지난해 말 고국에서 벌어진 계엄선포라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하고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법은 상식과 양심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일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인간 사회의 최후 보루"라며 "따라서 되도록 상식과 양심 안에서 해결될 수 있어야 좋은 사회"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양심이라는 말이 빛을 잃은 지 오래"라며 "법에만 저촉되지 않으면 무슨 일을 해도 된다는 마음을 넘어, 법을 가볍게 무시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무서운 마음이 자리 잡았다"고 토로했다.
[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에게 '비레타'(빨간색 사제 각모)를 씌워준 뒤 포옹하고 있다. 2022.08.27. |
또 "누구보다 정의와 양심에 먼저 물어야 하는 사회지도층이 법마저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갈 수 있겠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유 추기경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헌법재판소에 호소했다.
그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한 갈급한 마음을 가지고 헌법재판소에 호소한다. 되어야 할 일은 빠르게 되도록 하는 일이 정의의 실현이며 양심의 회복"이라며 "우리 안에, 저 깊숙이 살아있는 정의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면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고통에는 중립이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 우리 헌법이 말하는 정의의 판결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유 추기경은 담화문을 발표한 배경에 관해 "사회 지도층과 종교계 많은 분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건강을 걱정하고, 비상계엄 후 우리나라의 무질서하고 어려운 현실에 대해 의견을 표시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근황을 전하면서 기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교황의 병이 호전되어 곧 교황청으로 돌아오실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 세계의 많은 분의 간절한 기도에 감사드린다. 계속된 기도를 통해 교황님의 심신이 회복하길 간구한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2021년 6월 한국인 성직자로는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됐다. 다음 해 5월에는 한국인 네 번째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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