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에서 ‘반 테슬라’ 정서는 끊임없이 확산하는 중으로 테슬라 자동차와 테슬라 충전소를 직접 공격하는 사례까지 지속적으로 나오는 중이다. 20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법무부가 테슬라 차량과 매장을 공격한 혐의로 3명을 기소했다. 3명의 피고인 중 한 명은 오리건주에서 약 8개의 화염병을 테슬라 매장에 던진 뒤 체포됐다. 그는 당시 AR-15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콜로라도주에서 체포된 다른 피고인은 테슬라 차량에 화염병으로 불을 붙이려다가 체포됐다. 나머지 한 명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테슬라 충전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쓴 뒤 화염병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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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이례적으로 사명을 직접 언급하며 테슬라에 대한 공격 행위를 ‘테러’로 규정해 엄단하겠다고까지 경고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이 “만약 여러분이 테슬라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테러(domestic terrorism)의 흐름에 가담한다면 법무부는 여러분을 감옥에 넣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라고 밝힌 것이다.
미 언론은 머스크와 테슬라가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활동으로 반대 측의 불매운동과 물리적인 공격을 받으며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전체가 테슬라 도우기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 테슬라 차들을 전시하고 직접 시승·구매하는 등 테슬라 살리기에 나선 바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테슬라 충돌 센터 앞에 불에 탄 테슬라 차량이 놓여 있다. 현지 경찰은 이날 새벽 테슬라 충돌 수리센터가 무장 용의자의 총격과 방화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로 테슬라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테슬라 차량과 시설에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이같은 테슬라 비호 행위가 공무원의 이해충돌 규칙 위반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러트닉 장관의 테슬라 주식 매수 추천 소식을 전하며 미국 대통령의 경우 연방 이해충돌 규칙에서 면제되지만, 장관의 발언은 해당 규칙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정부 이해충돌 규칙’은 매우 제한된 상황을 제외하고 연방 공무원이 “정부 직책이나 직함 또는 공직과 관련된 권한을 이용해 제품, 서비스 또는 기업을 보증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논란을 무릅쓴 행정부 차원의 대대적 지원에도 정작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테슬라 중고차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 온라인자동차 매매사이트 카즈닷컴(Cars.com) 조사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3월 중고차 시장에서 테슬라 차량 가격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테슬라 중고차 검색도 지난 한 달간 16% 줄었다. 최근 1년간 다른 업체들의 중고차 검색이 28%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온라인 중고차 매매사이트 카구러스(CarGurus)도 중고 테슬라 차량의 가격 하락률이 전체 중고차 평균에 비해 2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테슬라 모델 사이버트럭의 경우 테슬라 차량 중에서도 가장 하락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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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는 머스크가 테슬라 CEO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나온다. 미 금융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가의 가장 유명한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머스크가 DOGE 업무로 주의를 돌린 탓에 테슬라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는 위기를 지나고 있고,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 바로 머스크”라면서 머스크가 다음 분기 실적 발표 때까지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DOGE 업무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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