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하락세를 유지하던 뉴욕 증시가 막판 반등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상승폭은 미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 영향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계속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21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2.03포인트(+0.08%) 상승한 4만1985.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67포인트(+0.08%) 오른 5667.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2.43포인트(+0.52%) 상승한 1만7784.0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옵션 대량 만기가 도래하면서 거래량은 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거래 주식은 약 210억 주로 올들어 두번째로 큰 거래 규모를 보였다.
미국 최대 물류 기업 중 하나인 ‘페덱스(FedEx)’도 전날 3분기 연속으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페덱스는 오는 5월 마감되는 2025 회계연도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18~18.60달러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전망치를 애초 목표범위인 주당 20~22달러에서 주당 19~20달러로 낮춘데 이은 또 한번의 하향 조정이다. 라지 수브라마니암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연말 성수기가 짧아지고 악천후 등 기상악화가 겹치면서 매우 어려운 운영 환경을 헤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나이키와 페덱스의 주가는 각각 5.46%, 6.45% 하락했다.
S&P500 등 주요 지수는 장 막판 5분을 남기고 상승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점이 장 후반 상승세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칙은 바뀌지 않지만 유연성은 매우 중요한 단어”라며 “관세에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고, 기본적으로는 상호주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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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이같은 회복이 연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올해 하반기까지는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주가는 지난달 최고치 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올 상반기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월가의 강세론자들은 회복까지 1년 가량 걸린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보다는 관세 정책에 따른 시장 충격이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2018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관세에 대한 발언을 한 뒤 S&P500은 열흘간 12% 하락했고, 3월에는 9% 하락했으며 10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20% 하락했다. 다만 2019년 들어 30% 이상 회복했다.
펀드스트랫의 리서치 책임자인 톰 리는 △2018년과 달리 연준은 금리 인하 기조에 있다는 점 △S&P500이 50일 이동 평균 위로 올라오는 등 기술적 지표의 상황이 더 나은 점 △변동성지수 관련 선물에서 가격 하락이 단기적이라고 시사하는 점 등을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근본적인 리스크는 남아있지만 통화정책 요인과 기술적 요인은 모두 회복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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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5일 발표되는 소비자신뢰지수도 관심사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맞물려 주요 기관의 소비자 심리는 위축되는 분위기다.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2월 98.3에서 하락한 95.0으로 전망된다.
다음주 증시 흐름도 움직임히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바클레이스는 관세 문제가 명확해질 때까지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바클레이스의 유럽 주식 전략책임자 에마뉘엘 카우는 “주가는 매도 과열 수준에서 반등했지만 관세 불안으로 인해 4월 2일을 앞두고 상승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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