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44 교시 생존수업’
국내 웹툰 산업도 이제 아이디어의 시대다. 웹툰 산업이 발전하고 콘텐츠가 진화하면서 예전과 다른, 보다 참신한 기획력을 가진 작품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최근 연재를 시작한 ‘44 교시 생존수업’은 참신한 발상과 분위기로 초반부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웹툰이다. 미스터리한 ‘검은 원’을 등장시켜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냄과 동시에 미지의 존재를 통한 막연한 공포감을 자아낸다.
검은 원 속은 교실 그대로 였다. 하지만 복도를 나간 선생님이 기괴한 괴물에게 목이 잘려 죽는다. 도윤을 포함한 학생들은 패닉에 빠지지만, 검은 원을 빠져 나가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우선 수업 시간에는 교실에 있어야 하는 등의 검은 원만의 규칙을 하나둘 알게 된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원형 그대로 이지만, 이외 사람들이 없는 주변 지역은 심하게 뒤틀리는 미스터리한 공간이라는 걸 인지한다.
‘44 교시 생존수업’은 검은 원이라는 미지의 공간을 통해 처음부터 독자들에게 궁금증과 긴장감을 부여한다. 설정부터가 기괴한만큼 이후에 흘러가는 스토리도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검은 원이 무엇인지, 어떤 규칙에 따라 뒤틀리는 등 독자들도 함께 생각을 하게 한다.
주인공을 포함한 친구들은 평범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교실 밖에만 나가도 학교와 관련한 추상적인 요소들이 뒤틀려져 탄생한 수많은 괴물들이 등장한다. 교과서 표지 속 여학생 캐릭터가 뒤틀려진 괴물이 대표적이다. 이 괴물은 복도로 나간 선생님이 목을 잘라 죽인다.
웹툰 스토리 전개 과정 속에서 연출도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잘 섞어놓은 듯하게 잘 살렸다. 공포에 대한 추상적인 표현부터 검은 원 세계관의 표현 등 독자들의 긴장감을 자극하는 연출들이 눈에 띈다. 작화의 경우엔 주요 캐릭터들의 표정은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다. 대신 괴물들의 표정과 디자인이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더 대조를 이룬다. 주요 인물들의 평범함이 괴물들의 기괴함을 배가 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듯 하다.
‘44 교시 생존수업’은 아직 4~5회차밖에 연재되지 않아 전체적인 줄거리를 파악하기엔 힘들다. 다만 초반부부터 독자들의 시선을 확실히 끌었다는 점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특히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적절히 섞었고, 재난 상황에서 개인과 집단이 어떤 행동과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표현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