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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이 5년 공들인 탑 와르르" 첫 경기부터 1-5 참패...'#클라위버르트 OUT' 후폭풍→베트남도 조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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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공든 탑이 벌써 무너져버린 걸까.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이 호주전 대패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7차전에서 호주에 1-5로 대패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조 5위까지 추락하면서 월드컵 본전 진출 가능성이 적어졌다. 바레인이나 중국이 승점 1점만 획득했다면 꼴찌로 내려앉을 수도 있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바레인, 중국 3팀은 나란히 승점 6으로 최하위권을 형성 중이다.

이번 5실점이 더욱 치명적인 이유다.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 밑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골득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만 5골을 얻어맞으며 바레인과 함께 -7골이 됐다. 한 골 한 골이 순위를 가를 수 있는 상황에서 순식간에 4골을 잃고 만 것.

이날 경기는 패트릭 클라위베르트 감독 체제에서 첫 공식전이었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출신 귀화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키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이번 경기에서도 귀화 선수가 선발 11명 중 무려 10명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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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 절호의 선제골 기회를 내준 게 치명타가 됐다. 전반 7분 라파엘 스트라윅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케빈 딕스의 슈팅이 우측 골포스트를 강타하면서 실축하고 말았다.

위기를 넘긴 호주가 무섭게 몰아쳤다. 전반 16분 인도네시아 수비가 호주 공격수 아담 타가트를 잡아 넘어뜨리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인도네시아와 달리 호주는 마틴 보일이 정확히 차 넣으며 1-0을 만들었다.

실점한 인도네시아는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2분 만에 추가골을 내줬고, 전반 35분 우왕좌왕하면서 세 번째 골까지 허용했다. 상대에게 계속해서 공을 내주는 수비 집중력이 발목을 잡았다.

전반에만 3골을 얻어맞은 인도네시아. 후반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급하게 귀화 선수들을 추가로 투입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코너킥에서만 두 차례 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그나마 후반 막판 올레 로메니가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한 게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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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인도네시아 팬들은 분노를 터트렸다. 인도네시아 '신도뉴스'는 "인도네시아가 호주에 굴욕을 당하자 경기장에 신태용의 이름이 울려퍼졌다"라며 "소셜 미디어에서도 신태용의 이름이 11000회 이상 언급됐다"라고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클라위베르트 OUT'이라는 해시태그가 1시간 만에 2만 개 이상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CNN 인도네시아' 역시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그가 네덜란드 대표팀 시절 쌓았던 총체적 철학이 전수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호주전에선 전혀 색깔이 보이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토탈 풋볼이 아니라 토탈 실패(완전한 실패)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롤 풋볼'은 신태용 감독이 5년 동안 쌓아둔 업적이 클라위베르트 감독 밑에서 한 경기 만에 무너졌다고 비꼬았다. 매체는 "암흑의 시대로 돌아가기"라며 신태용 감독의 얼굴 옆에 건설 중인 고층 빌딩을,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얼굴 옆에 건물이 폭싹 무너진 사진을 넣었다.

인도네시아 '볼라'도 "클루이베르트의 도박은 완전히 실패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공격적으로 나서길 원했지만, 호주에 의해 망가졌다"라며 "대부분읜 네티즌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가 예선 중간에 감독을 바꾼 게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 신태용 경질은 많은 팬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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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에릭 토히르 PSSI 회장은 민심을 잠재우려 애썼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이기든 지든 계속 응원할 것이다. 난 이 나라를 완전히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대표팀이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선수 여러분, 고개를 숙이지 마라. 여전히 기회는 있다"라고 응원글을 남겼다.

그럼에도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인도네시아 '자바 포스'는 "토히르는 대표팀이 패배했을 때 클라위베르트와 신태용을 다르게 대한다"라며 "이런 태도는 비교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토히르가 신태용을 대하는 방식을 지적했다. 이들은 인중국과 일본에 패했을 때 반응이 이렇게 따뜻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들 신태용이 더 많은 압박을 받았다고 느낀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중국과 일본한테 졌을 땐 왜 이렇게 하지 않았나?"라고 비꼬았고, 다른 팬은 "신태용 감독 밑에서 팬들의 지지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하나가 됐다. 그 단결을 깨뜨린 건 토히르 당신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기고 감독을 바꾼 건 치명적이었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팬은 "하하하. 신태용이 졌다면 라커룸에서 소리치고 있을 거다. 이놈은 엿이나 먹어라"라고 분노를 터트렸다.

심지어 베트남 팬들도 토히르 회장을 조롱했다. 볼라에 따르면 베트남 팬들은 "신태용이 인도네시아에 있을 때 월드컵 진출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하지만 PSSI는 클루이베르트를 데려오면서 자멸했다. 현명한 움직임", "신태용의 부재가 느껴진다. 좋은 선수가 좋은 감독이 되는 건 아니다", "신태용 경질은 큰 실수다. 그는 훌륭한 감독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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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SI는 지난 1월 신태용 감독을 충격 경질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C조 1승 3무 2무패로 조 3위를 달리고 있었다. 클라위베르트 감독과 달리 호주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0-0 무승부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어린 선수들로 나선 미쓰비시컵에서 탈락하자 균열이 커졌다. 결국 에릭 토히르 회장은 5년을 헌신한 신태용 감독을 하루아침에 해고했고, 곧바로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 토히르 회장은 "선수들이 동의한 전략을 더 잘 실행할 수 있고, 더 잘 의사소통할 수 있고, 대표팀 전체를 위한 더 나은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제대로 된 지도자 커리어조차 없다는 것. 당연히 팬들의 우려가 컸지만, 토히르 회장은 클라위베르트 선임을 강행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네덜란드 출신 귀화 선수들의 추가 합류를 원했기 때문에 내린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유벤투스 유스 출신인 에밀 아우데로와 조이 페르페시, 딘 제임스 등 여러 명을 추가로 귀화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데뷔전은 처참한 대패로 막을 내렸다. 자국 선수들을 배제하고 귀화 선수들 위주로만 팀을 꾸린 선택이 오히려 악수가 됐다. 경질 후에도 제자들의 월드컵 진출을 응원한 신태용 감독의 바람도 물거품이 될 위기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볼라,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트롤 풋볼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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