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인도네시아 그렇게 쓰는 거 아닌데…신태용, 경질에도 진심 응원 "클루이베르트와 시간 부족해 보여"

0
댓글0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인도네시아가 신태용 감독을 내친 이유는 소통이었다. 그런데 귀화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보다 더 중요한 건 함께 발을 맞춘 시간이었다.

신태용을 대신해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감독이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어줄 것이라던 인도네시아의 희망이 단 한 경기 만에 산산조각났다. 지난 20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C조 7차전을 치른 인도네시아는 1-5로 크게 졌다.

클루이베르트 감독의 데뷔전은 실망 그 자체였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 월드컵 3차예선에서 순항하던 신태용호를 좌초시켰다. 갑작스레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더니 지도자로 어떠한 이력도 만들지 못한 클루이베르트 감독을 선임했다. 그를 보좌하는 전술코치, 피지컬 코치, 전력 분석관 등 모두 네덜란드인으로 채웠다. 심지어 기술고문까지 네덜란드 사람이 꿰찼다.

예상 밖 결정을 내린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은 소통을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네덜란드계 혼혈 선수들을 적극 귀화시켰던 인도네시아는 외인들의 비중이 커지자 아예 네덜란드 축구를 대표하는 클루이베르트를 데려오는 것으로 각을 잡았다.

클루이베르트는 선수 시절 오렌지 군단의 상징과 같은 스트라이커였다. 아약스와 AC 밀란, 바르셀로나 등 빅클럽에서 활약했다. 지도자로는 현역 때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 네덜란드와 카메룬 대표팀에서 수석코치로 일했고, 퀴라소에서 감독 대행으로 지도자 생활을 한 게 전부다.

스포티비뉴스

반대로 신태용 감독은 지도력으로 인도네시아를 하루가 다르게 아시아 강호와 격차를 좁히게 만들었다.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겸임하며 거둔 성적이 상당했다. 2019년 부임 직후 15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과 U-23 아시안컵 최초 진출을 이뤄냈다.

단순히 본선 진출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U-23 아시안컵에서는 최초 4강에 오르면서 파리 올림픽 대륙간 플레이오프까지 경험했다. 여러 가시적인 성과로FIFA 랭킹 40계단 상승 등도 해냈다.

여기에 사상 첫 월드컵 3차예선 승점 및 승리도 확보했다. 신태용 감독의 매직은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도 통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당연히 열세였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에만 1승 1무를 거두면서 인도네시아 축구에 새로운 역사를 안겼다.

스포티비뉴스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에 월드컵 가능성을 안기자 인도네시아는 이름값에 기대는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신태용 감독이 오래 다듬었던 팀은 이제 없다. 신태용호의 황태자라 할 수 있는 아스나위 망쿠알람을 제외하면서 전임 색깔을 지우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호주를 상대로 귀화자만 10명을 세운 선발 라인업을 꺼냈다. 이들이라면 공격축구로 호주를 잡으리라 가볍게 생각했다. 경기 초반에는 페널티킥도 얻어내며 선전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호주에 잡아먹혔다. 결국 5골을 실점하면서 무너졌다. 신태용 감독이 맡아 6경기를 치를 동안 9골만 허용하며 약체 반란을 보였던 인도네시아였는데 한 경기 5실점으로 기존 동남아시아 수준으로 역행했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축구협회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호주까지 날아가 응원하던 인도네시아 서포터는 1-5로 패한 뒤 신태용의 이름을 외쳤다. 원정 응원을 마다하지 않는 열성팬들은 신태용을 잊지 못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클루이베르트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해시태그가 판을 쳤다.

신태용 감독은 내쳐지고도 자카르타에서 야외 응원에 동참했다. 인도네시아를 향한 진정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실점이 많아지자 머리를 감싸쥐고 굳은 표정을 보여주며 답답해했다.

스포티비뉴스

경기 후에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현지 방송 '콤파스 TV'를 통해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라고 클루이베르트 감독과 보낸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었다고 바라봤다.

이어 "전반에 내준 세 번째 골이 아쉬웠다. 대인방어가 느슨해진 것 같다. 이번 경기 패배의 원인일 수 있다"라며 "그래도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계속 응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호주전 패배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매체 '솔로바라판'은 "아직도 대부분의 팬이 전임 감독인 신태용의 모습을 그리워한다"며 "이번 패배는 분명 클루이베르트 감독에게 큰 타격이다. 그래도 국제무대에서 강팀을 상대로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교훈이 됐을 것"이라고 단기간 바로 잡길 희망했다.

스포티비뉴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스포츠월드‘뒷문도 허리도 와르르’ 부상에 비상 걸린 홍명보호…손흥민 어깨가 무겁다
  • 인터풋볼케인 무관 탈출 적신호? '세레머니 부상→훈련 중 통증 재발' 노이어..."리그 2경기 결장 예상"
  • 엑스포츠뉴스손준호 FIFA 결론 났는데, 中 왜 그러나?…"편한 마음으로 뛰고 비기자 4000만원 수령" 승부조작 판결문 내용 유출?
  • 연합뉴스'눈물 펑펑' 컬링 경기도청 "올림픽에서는 꼭 금메달 딸래요"
  • 헤럴드경제中서 공개된 손준호 판결문 논란…“경기 템포 조절에 동의”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