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청담, 최원영 기자) 모두 우승을 노린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가 2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개최됐다. 남자부에선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과 세터 황승빈, 2위 KB손해보험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과 세터 황택의, 3위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세터 한선수가 참석했다.
◆각양각색 출사표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은 출사표로 'Dreaming a third trophy, the last piece of our puzzle!'을 적었다. 우리 퍼즐의 마지막 조각인 세 번째 트로피를 꿈꾼다는 의미였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에 앞서 열린 2024 KOVO컵 대회에서 우승했고, 정규리그 1위도 달성했다. 세 번째 목표로 챔프전 우승을 노린다. 블랑 감독은 "세 번째 목표인 트로피를 향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KB손해보험 아폰소 감독은 '준비된 챔피언'을 내걸었다. 그는 "아직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이 남아있지만 우리 팀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잘 준비돼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우리의 잠재력과 선수들의 노력을 믿는다는 의미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은 '쇼 타임(Show time)'을 외쳤다. 그는 "팬분들에게 좋은 쇼를 보여드려야 하고, 우리의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고 전했다.
포스트시즌 보여주고 싶은 배구를 요리에 비유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뷔페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고 했고, 아폰소 감독도 "셀프바(Self bar)다. 여러 요리 속에서 많은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의미다"고 답했다. 블랑 감독은 "매운 소스로 하겠다. 한국분들께서 매운 음식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그런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선수들도 각오를 다졌다. 대한항공 한선수는 "우리 팀은 챔프전을 오랫동안 해왔고 우승도 꾸준히 했기 때문에 경험을 갖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배구가 나온다면 우승까지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힘줘 말했다.
KB손해보험 황택의는 "현대캐피탈, 대한항공보다는 우리 선수들의 간절한 마음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황)승빈이 형, (한)선수 형보다 내가 코트에서 더 열심히 뛰어다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 황승빈은 "간절함이나 경험보다 우리 현대캐피탈 팬분들의 목소리가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 같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속담도 있지 않나"라며 "어느 경기장에서든 우리 팬분들의 목소리가 더 작았던 적은 없었다.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승부 예측 투표 결과
플레이오프가 몇 차전에서 끝날지, 양 팀 사령탑에게 물었다. 아폰소 감독은 "플레이오프라는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되는데, 그날그날 경기 결과에 따라 예측이 달라질 것 같다. 다만 팬분들이 시리즈를 즐기셨으면 한다"고 했고, 틸리카이넨 감독도 "말을 아끼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챔프전을 앞둔 블랑 감독은 "챔프전에선 3승이 필요하기 때문에 몇 경기를 하든 3승을 획득하는 게 우선이다"고 답했다.
챔프전 진출 팀을 예측하는 투표도 이뤄졌다. 팬 투표에선 KB손해보험 65.8%, 대한항공 34.2%가 나왔고 기자단 투표에선 KB손해보험 62.5%, 대한항공 37.5%를 기록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언더독은 처음인 듯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황택의는 "우리 팀의 기세가 좋다는 게 숫자로 나타난 것 같다. 우리가 열심히 해야 이 수치대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우승팀에 관해서는 팬 투표서 현대캐피탈이 82.1%, KB손해보험이 11.1%, 대한항공 6.8%를 얻었다. 기자단 투표에선 현대캐피탈이 68.8%, KB손해보험이 18.8%, 대한항공이 12.5%를 획득했다.
황승빈은 "정규리그에서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그게 이 투표 결과의 이유가 된 듯하다"며 눈을 반짝였다. 황택의는 "이런 수치를 뒤집어야 스포츠 아닌가. 그래야 팬분들이 배구를 더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선수는 "예상보단 더 많은 투표율이 나온 듯하다. 정규리그 동안 팀 경기력이 많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챔피언십 포인트 영광은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마지막 챔피언십 포인트, 어느 선수가 장식하면 좋을까. 세 명의 세터에게 동시에 질문했다.
현대캐피탈엔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허수봉이 있다. 황승빈은 "고르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계속 주목받고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어준 허수봉이 끝내는 게 의미 있을 것 같다. 감독님이 바라지 않는 그림일 수도 있다"며 "어떠한 그림을 만들기 위해 세트하기보다는 그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경기 운영을 위해 좋은 선택을 내리고자 한다. 상대 블로커가 누구인지도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에선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와 나경복이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황택의는 "당연히 에이스고 한 시즌을 열심히 해준 비예나에게 공을 올리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미들블로커) 박상하 형에게 공을 주고 싶다. 최고참으로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계시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를 듯하다. 형이 전위에 있다면 무조건 형에게 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에는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카일 러셀과 정지석이 있다. 한선수는 "아쉽게도 (러셀이 전위라면) 난 전위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내가 전위라면 내가 공을 넘겼을 것 같다"고 웃으며 농담했다.
이어 "더 간절한 사람, 자기가 공을 때리고 싶다는 선수에게 줄 것 같다. (2017-2018시즌) 처음 챔프전 우승할 때도 곽승석이 고생을 많이 해 승석이에게 공을 올렸다"며 "올 시즌 정지석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지석이가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지석이를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KOVO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