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복귀시한 '임박' |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오진송 권지현 기자 = 의대생들의 복귀 마감 시한이 도래하자 학생과 정부, 대학 등을 향한 의료계의 엇갈린 호소가 쏟아지고 있다.
의대 학장과 일부 의대 교수들은 학생 보호를 약속하며 다시 한번 복귀를 당부했고, 교수단체는 대학 총장과 정부 등을 겨냥해 '겁박'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전국 40개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는 21일 '전국 의과대학 학생 여러분에게'라는 제목의 서신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3천58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복귀를 재차 호소했다.
특히 "21일 (등록) 마감하는 대학에서 등록과 복학에 유의미한 기류 변화가 있으며 상당수 학생이 복귀하고 있다"며 "복귀생을 철저히 보호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날은 연세대와 고려대, 경북대가 등록을 마감한다.
이종태 KAMC 이사장은 '상당수 학생이 복귀하고 있다'는 데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각 대학으로부터 취합한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복귀 학생 보호 차원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고 전했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의교협)도 이날 KAMC를 비롯해 대한의학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국의학교육학회 등 회원단체 8곳과 함께 성명을 내고 학생들의 복귀를 호소했다.
의교협은 "학생 여러분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생각하며 깊은 고민 끝에 행동하고 있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지금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개개인의 교육뿐 아니라 의료 인력 양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 여러분이 현재의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 학업으로 복귀해 대한민국 의료계를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의료계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깊은 고민과 갈등을 이해하며 그 뜻이 올바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대생 복귀시한 '임박' |
마감을 앞둔 고려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명의 성명에서 학생들에게 "선배가 후배를 보호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다음 세대에게 비전을 제시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다"면서도 "지금 가장 피해를 본 이는 의대생이다. 미완의 단계라 할지라도 학업의 전당으로 복귀하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정부를 향해서도 "학생 휴학을 승인하지 못하도록 한 전체주의적이고 반자유적인 행태를 당장 중단하라"며 "학생들에게 유급이나 제적을 적용한다면 우리 교수들도 교정에 교육자로서 설 수 없음을 밝힌다"고 선언했다.
앞서 지난 17일 하은진·강희경 등 서울대 의대 교수 4명이 실명 성명을 통해 의대생들의 복귀를 반대하는 일부 전공의나 의대생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등 복귀 시한이 임박하면서 개별 대학 교수들의 입장 표명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대학 본부나 정부의 처사를 비난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들은 이날 입장문에서 "휴학·복학 등은 당사자인 학생 개인의 일로, 신청과 승인 여부 등 그 어떤 것도 외부 압박으로 강행돼선 안 된다"며 대학 측의 '의대생 휴학계 즉시 반려' 합의를 두고 "비교육적 처사"라고 성토했다.
전의교협은 "총장들은 일괄 휴학계 반려를 철회하고 학생 겁박을 멈춰야 한다"며 "이후 대학별로 학생, 학장, 총장, 교수들이 모여 진솔하게 대화해 각자 여건에 맞게 의학교육 정상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 넘게 이어진 의정갈등의 중대 분기점인 의대생 복귀 시한을 앞두고 의료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잇따르는 가운데 이날 의협은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다시 밝히기도 했다.
의협은 "대한민국의 의료를 붕괴시킨 이들이 잘못된 정책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도 아직 하지 않았다"며 "후배들이 제대로된 의학교육 환경에서 공부하고 전공의들도 양질의 수련을 통해 좋은 의사가 되어 안전한 의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집행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한 소신과 헌신에 대한 강한 의지로 시작된 그들(사직 전공의와 의대생)의 결정을 존중하며 향후 그들의 선택 또한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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