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여야 합의한 연금개혁 비판하며 '야합'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여야가 합의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구조개혁 없는 모수 조정은 미래세대 착취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보험료율) 4%포인트 더 내고 (소득대체율) 3%포인트 더 받고, 연금고갈 시점을 9년 더 늦추고 하는 식의 숫자놀음이 근시안적인 것은 차치하고. 왜 그것을 가장 많이 누리고 가장 적게 부담할 당신들 맘대로 정했느냐는 것"이냐며 "특정 세대는 한 5~6년 더 내고 인상된 연금을 받아 가는데, 오늘 아무것도 모른 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갔을 아이들은 50~60년 후에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연금을 위해 이번에 인상된 요율을 평생 감당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6일 마은혁, 정계선, 조한창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이 상정되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
향후 대응과 관련해 이 의원은 "줄곧 제시해왔던 구조개혁이 근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면서 ". 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 KDI가 제안하는 신·구연금 분리안, 세대별 형평성을 강화할 수 있는 각종 제도적 장치 등이 도입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개혁 비판이 자칫 세대 갈라치기, 세대 혐오 등으로 비판받을 것을 의식한 듯 이 의원은 "진정으로 세대 갈라치기를 하면서 특정 세대를 착취하고 배제하는 세력은 어제 국회에서 졸속 국민연금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라고 말했다.
공론조사를 통해 추진된 18년 만의 연금개혁
우원식 국회의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 의장실에서 국민연금 개혁안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3.20 김현민 기자 |
다만 이번에 합의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금 논의는 줄곧 있었지만, 역대 정부는 물론 정치권은 정치적 부담 때문에 연금개혁을 외면해 18년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 오른 보험료율은 무려 27년 만에 인상된 것이다.
이 연금개혁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여야 간 합의를 거쳤다는 점에서 평가할 부분이 많다. 또한 이번에 통과한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안은 21대 국회 연금특위의 공론조사를 토대로 의견수렴을 거친 뒤 여야 간 협의 사항을 21대, 22대 국회에 이어 논의해온 것이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특위는 국민 공론조사 방식을 통해 여론을 수렴했다. 당시 공론조사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연금 등에 대한 내용 등을 학습하고, 숙의 토론 등을 거친 뒤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안에 시민대표단의 56.0%가 동의했었다. 다만 공론조사 이후에도 정치권에서는 연금고갈 등에 대한 우려 등으로 협상의 난항을 벌인 끝에 재정안정에 보다 힘을 싣기 위해 소득대체율 인상 폭을 3%포인트로 조정했다.
정부는 이번 개혁안과 관련해 연금고갈 시점이 2056년에서 2071년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개혁으로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보다 높였고, 미래세대 부담을 대폭 경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는 그동안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지급보장 규정을 명문화하는 내용 등도 담았다.
구조조정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여야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경제 여건에 따라 '자동안정화장치' 등을 포함한 재정 건전화 방안과 기초연금과 퇴직연금, 사적연금 등을 망라한 다층적 소득보장 체계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청년세대로부터 비판, 비난 두려워했다면 (당내 연금특위위원장에서 사퇴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같은 스탠스를 취했겠지만, 국민을 위한 길이고 재정을 8년, 9년이라고 늘어날 수 있다면 비판, 비난 감수하고서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족한 부분은 국회 연금특위를 통해 보완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연금개혁에 반대한 젊은 의원들을 특위에 배치해 그분들의 전투력과 설득력을 통해 청년세대의 주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싸우고 뒷받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책임은 저한테 있다"며 "제가 다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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