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CAS) 소속 연구팀은 최근 발간된 학술지 ‘중국 희토류’에서 “첨단 기술 분야와 친환경 산업의 필수광물 원자재인 희토류 생산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이 매우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AS 연구팀은 중국이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원자재 생산의 62%를 차지하고 있지만 10년 뒤인 2035년이 되면 점유율이 28%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장시성 간저우 지역의 희토류 광산. EPA연합뉴스 |
중국은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 첨단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생산을 장악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지정학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영 연구기관이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장악의 취약성을 이례적으로 인정했다고 SCMP는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에 편입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는 상당한 양의 희토류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2040년 희토류 생산의 지역별 점유율은 러시아 16%, 아시아(중국 제외) 15%, 북미 15%, 남미 13%, 오세아니아 10%, 아프리카 6%, 그린란드 2%, 유럽 2%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다만 “여러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다"면서 "심해 희토류 채굴 기술의 발전, 자석에서 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의 등장, 더 친환경적인 희토류 정련 기술 개발 등이 이뤄진다면 이번 연구의 예측 정확성은 낮아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정치적, 환경적 리스크는 이번 연구에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수출 금지나 관세 부과, 신흥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성 등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연구팀은 중국 국내 희토류 탐사 및 채굴을 강화하는 동시에 희토류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과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실제 중국은 최근 아프리카 지역의 광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더 강력하고 안정적인 전략 비축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희토류 비축량을 늘리면 가격 급등이나 공급 위기가 발생할 때 시장을 안정시키고 산업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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