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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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시즌이다.
프로야구 사령탑은 선망의 대상이다. 오케스트라 지휘자, 해군 제독과 함께 남성이 선망하는 3대 직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에선 딱 10명에게만 허락된 자리이기도 하다. 막강한 권력을 지니는 것은 물론, 부와 명예도 누릴 수 있다. 그만큼 막중한 책임이 요구된다. 야구장 안에서의 모든 일, 특히 성적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곧바로 차디찬 평가가 뒤따른다. 쓸쓸하게 물러나는 일도 종종 볼 수 있다. ‘독이 든 성배’라는 불리는 이유다.
2025시즌은 특히 중요하다. 전체 절반에 해당하는 5명의 수장이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을 비롯해 염경엽 LG 감독, 이승엽 두산 감독, 이숭용 SSG 감독, 홍원기 키움 감독 등이다. 감독 생활을 연장하느냐 마느냐는 성적에 달렸다. 각자의 목표치는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어쨌든 팬들이 바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일각에선 자칫 대규모 한파가 불수도 있다고 경계한다. 보다 절박한 마음가짐으로 치밀한 전술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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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과 이숭용 감독은 도약을 다짐한다. 이승엽 감독은 부임 후 2년간 꾸준하게 가을 무대를 밟았다. 번번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무릎을 꿇었다. 특히 지난해엔 역대 최초로 5위 팀에게 플레이오프 티켓을 내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확 달라진 외인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시즌 5위 타이브레이커를 치르는 등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아쉽게도 포스트시즌엔 닿지 못했다. 올해 육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홍 감독은 반전을 꾀한다. 객관적 전력서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전력 유출이 많은 까닭이다. 김혜성(LA다저스), 조상우(KIA) 등이 둥지를 옮긴 데 이어 안우진은 군 복무 중이다. 올 시즌 리빌딩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인 선수 3명 중 2명을 타자로 구성하기도 했다. 공은 둥글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위기의 다른 말은 기회다. 가을야구 혹은 그에 준하는 성적을 낸다면 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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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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