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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반정부 시위 폭증…가자 지상전 확대·하마스 간부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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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로넨 바르 신베트 수장 축출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자/AFP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각) 공습 개시 이후 가자 주민 500명 이상이 사망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전역에서 지상작전을 확대했다. 다시 전쟁 상황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20일(현지시각)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하마스 일반 보안군 수장 라시드 자흐주 등을 제거했다고 알렸다. 라시드 자흐주가 이끄는 하마스 보안군은 하마스 내 비밀중앙부대라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또 무기 밀수 부대원인 이스마일 압드 알을 제거했다고 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하마스를 물리친다는 것은 서안지구(유대와 사마리아)를 포함해 모든 곳에서 하마스를 물리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력한 방어와 함께 지속적 대테러 작전을 계속하라”고 주문했다. 이스라엘 군은 지난 몇시간 동안 가자 북부와 중부에서 지상 작전을 계속했다고도 밝혔다. 또 남부 라파츠 샤부라 지역에서 하마스의 여러 시설들을 해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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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병사들이 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국경과 북부 가자지구를 따라 모여있다. 20일 이스라엘군은 가자 전역을 공격해 하마스 간부들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가자/AFP 연합뉴스


이러한 움직임은 이스라엘이 1월19일 1차 휴전 발효 이후 이 지역에서 철수한 뒤 가자 중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네차림 회랑(통로)의 일부를 탈환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진행됐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최근 며칠 동안 이스라엘이 취한 조치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로켓포를 쏘아 응수했다. 그러나 사상자는 없었다. 3개의 로켓이 요격되었거나 개방지에 떨어졌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20일 후삼 바드란 하마스 고위 간부는 뉴욕타임스에 “무장해제는 하마스가 수용할 수 없다. 이는 점령군에게 살인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계속 공격해오고, 가자지구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하마스가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하마스가 관할하는 가자 보건부는 지난 사흘 동안의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506명이 사망하고 909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중 200명 가량이 어린이였다. 앞서 AP 통신을 통해 발표한 592명에서 바로잡은 수치다.



한편 이스라엘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도시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거주지 인근에 20일 밤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을 요구하고, 네타냐후 총리 주도 연합정부의 민주주의 훼손 시도에 반대한다며 항의했다. 주요 고속도로가 봉쇄됐으며 경찰은 최소 1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분노를 촉발한 직접적 계기는 로넨 바르 신베트 수장의 해임이었다. 로넨 바르는 2021년 10월 5년 임기로 신베트 수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각) 그를 ‘신뢰 부족’을 이유로 해임한다고 밝혔다. 그의 해임을 반대해 온 갈리 바하라브 미아라 검찰총장까지 축출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반대 여론은 달아올랐다.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을 종결하고 공습에 나선 것도 시위에 불을 붙였다.



이를 두고 영국 가디언은, 네타냐후 총리와 가까운 보좌진이 기밀문서를 언론에 유출하는 등 국가 안보 위반 혐의로 광범위한 조사 권한을 가진 신베트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불편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또 모셰 아얄론 전 국방장관이 제기한 뇌물 수수 의혹도 있다. 아얄론 전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에서 2012년 1500만달러(약 218억원)를, 2018년에는 5천만달러(727억원)를 수령했다며 총리의 뇌물 수수의혹을 제기했고 총리는 이를 부인한 상황이다. 이스라엘 진보언론 하레츠 편집장인 알루프 벤은 영국 가디언에 “네타냐후는 개인적인 이유로 가자 전쟁과 국내의 적인 갈리 바하라브 미아라 총장과 신베트 수장 로렌 바르 등을 숙청하려한다”며 “이는 독재로 가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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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사이로 걸어가는 주민들 모습. 가자/AP 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강력한 우파 지도자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좌파 ‘딥 스테이트’(정부 안에 뿌리 박혀있으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비밀스러운 집단)가 사법 시스템을 무기로 삼아 국민의 뜻을 저지한다”라고 맞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에 반대해 온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오츠마 예후디트당 대표를 국가안보장관에 복귀시키며, 이달 말 내 진행될 예산안 투표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상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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