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남부 이집트 접경도시 라파의 샤부라 지역에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돼 테러 시설을 해체하는 등 활동을 시작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가 지휘통제센터로 사용하는 옛 튀르키예-팔레스타인 친선병원 부지를 공격하는 등 가자 북부와 중부에서도 지상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지상전과 병행해 이스라엘 공군 항공기가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공습을 벌이기도 했다.
2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의 폐허가 된 거리를 걷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보인다. AP연합뉴스 |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재개한 18일부터 이날까지 총 506명이 숨지고 909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새벽 이후로만 85명이 사망하고 133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2023년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누적으로는 사망자 4만9617명, 부상자 11만2950명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달 1일 하마스와 합의한 휴전 1단계가 만료되고서도 한동안 충돌을 자제하다가 지난 18일 가자지구 약 80곳을 동시에 타격하며 본격적인 공습을 재개했다. 이스라엘군은 19일 지상군을 투입해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통로 ‘넷자림 회랑’ 등을 다시 장악하는 등 군사작전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이런 전쟁 개재에 이스라엘 내부에서조차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스라엘인들이 전쟁이 재격화하자 상당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재개하자 동원될 예비군들의 동요가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 재개 때문에 인질 구출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때 끌려간 인질 251명 가운데 59명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에 참전한 한 특수 부대원은 “구해야 할 인질이 있다면 가겠다는 게 종전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모르겠다”면서 “국가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많다. 군사적 압박이 인질에 도움이 되는지도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장성 출신인 군사 전문가 야코프 아미드로르는 하마스 잔당 제거에 지상군이 더 많이 필요하지만 얼마나 많이 동원에 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쟁 피로감과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불신이 맞물려 이스라엘 거리에는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계속되기도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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