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아무리 발버둥쳐도 중국 축구가 살아날 방법은 없어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또 한 번 무너지며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지난 일본전서 골을 넣었던 림량명이 상대 얼굴에 '쿵후 킥'을 날려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전반 추가시간 한 명이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던 중국은 후반 5분 살렘 알도사리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90분 동안 슈팅 3개, 유효슈팅 0개로 굴욕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중국은 2승5패, 승점 6으로 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사우디는 2승3무2패, 승점 9가 되면서 2위 호주(승점 10)를 1점 차로 추격하며 월드컵 본선 직행의 꿈을 이어갔다.
중국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왕다레이가 골문을 지켰고, 리레이, 장성룽, 장광타이, 고준익이 백4를 구성했다. 시에원넝, 왕상위안이 허리를 받쳤다. 림량명, 웨이시하오, 차오융징이 2선에 위치했다. 장위닝이 최전방 원톱으로 출전했다.
사우디는 4-4-2 전형을 꺼내들었다. 나와프 알아키디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사우드 압둘하미드, 하산, 알탐바크티, 하산 카데시, 나와프 부샬이 수비를 맡았다. 아이만 야히야, 파이셀 알감디, 나세르 알도사리, 살렘 알도사리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무사브 알주와이르, 피라스 알부라이칸이 투톱으로 짝을 이뤄 득점을 노렸다.
포문은 중국이 먼저 열었다. 전반 3분 웨이시하오의 패스를 받은 장위닝이 슈팅을 때렸으나 골대 오른쪽을 벗어났다. 전반 7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림량명의 슈팅이 나왔으나 알탐바크티가 걷어냈다.
사우디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5분 야히야의 패스에 이어 알주와이르의 슈팅이 나왔다. 하지만 공은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4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알부라이칸이 슈팅을 시도했으나 고준익이 막아냈다. 전반 27분에는 압둘하미드의 패스가 야히야에게 연결됐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사우디가 중국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전반 38분 부샬의 패스를 받은 알감디가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0-0 균형이 이어졌다.
경기 대형 변수가 터졌다. 전반 추가시간 림량명이 사우디 수비수 카데시를 향해 불필요한 반칙을 범했다. 볼 경합 과정에서 카데시의 얼굴을 향한 '쿵후 킥'으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전반전은 득점 없이 끝났으나 후반 초반 드디어 균형이 깨졌다. 후반 5분 압둘하미드의 패스를 받은 사우디 에이스 알도사리가 박스 안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사우디가 1-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알도사리는 후반 8분 다시 슈팅을 때려봤으나 이번에는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한 명이 없는 중국은 좀처럼 사우디 진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사우디 공격을 막는 데만 급급했다.
중국은 후반 중반 웨이시하오와 장위닝을 불러들이고 리위엔이, 쉬하오양을 투입해 변화를 가져갔다. 하지만 사우디의 공격이 계속됐다. 후반 32분 알도사리의 슈팅이 나왔으나 골대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후반 40분에는 알리 라자미가 알도사리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때렸으나 왼쪽으로 빗나갔다.
이후에도 사우디가 중국을 몰아쳤고, 득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서 사우디가 한 골 차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사우디가 볼 점유율 80%, 중국이 20%를 기록했고, 총 슈팅도 사우디 19개, 중국 3개, 유효 슈팅은 사우디 7개, 중국 0개를 기록했다. 중국은 90분 내내 별다른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48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아시아 지역에 본선 티켓 8.5장이 배정됐다. A, B, C 각 조 1~2위가 본선에 직행하며 각 조 3~4위는 4차예선에 진출해 남은 티켓을 놓고 다툰다.
하지만 중국은 사우디전 패배로 4차예선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중국은 첫 3경기에서 3연패를 기록하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1차전서 일본에 무려 7골을 헌납하며 0-7 대패를 당해 망신을 당했다. 2차전에서는 홈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1-2로 패했다. 이어 3차전 호주 원정에서 1-3으로 패해 3연패로 꼴찌에 놓였다.
이후 인도네시아, 바레인을 차례로 잡아내며 지난해 일정을 2연승으로 마무리했으나 올해 첫 A매치에서 사우디에 패하며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중국은 호주, 바레인과 홈 경기, 인도네시아 원정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호주를 잡기는 무리다. 승점 6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는 인도네시아, 바레인을 잡아내야 4차예선 진출 가능성을 노려볼 수 있다.
사진=AFC, 사우디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