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트럼프도 러브콜, 1500조원 '큰손' 줄 섰다…美 군함 띄울 K-조선

0
댓글0
[MT리포트] K조선의 고객 'US NAVY' (上)

[편집자주] 세계 최강 미 해군이 K-조선의 '고객'으로 급부상한다. 중국과의 해군력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미국이 대한민국 조선소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노후 함정에 대한 MRO(유지·보수·정비)가 시발점이다. 미국의 아킬레스건은 곧 미래 먹거리와 대미 협상 카드가 된다.



HD현대重-한화오션 '1500조원 고객' 美 해군 놓고 첫 맞대결


머니투데이

특수선 '투톱'과 미국 MRO 사업 목표/그래픽=이지혜


1500조원을 쥔 '큰 손' 미 해군이 K-조선의 고객으로 떠올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우선 미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시장을 놓고 경쟁에 돌입했다.

20일 방산·조선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진행된 미 해군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1척에 대한 MRO 입찰에 참여했다. HD현대중공업의 첫 도전장이다. 이미 두 건의 미 함정 MRO 사업을 따냈던 한화오션 역시 이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미 해군은 올해 10여척의 MRO 사업을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이 수주한 군수지원함(월리 쉬라)와 급유함(유콘) 처럼 비전투함이 우선 대상이다. 현재는 수주 단가가 척당 300억원 정도지만 향후 전투함까지 MRO를 진행할 경우 가격이 오르고, 물량 또한 늘어날 것이다. 미 해군 MRO 시장 규모는 연 20조원 수준에 달한다.

노후 함정을 정비하는 MRO 사업은 미래에 펼쳐질 '함정 수주전'의 전초전 격으로 평가받는다. 조선업이 쇠퇴한 미국이 중국 해군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K-조선의 문을 두드리는 출발점이 MRO 사업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글로벌 조선 기술 선도 국가이면서, 자국의 최우방국인 한국을 찾을 수 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K-조선에 러브콜을 보내온 이유다.

현행법상 미 해군 함정 건조는 미국 내 조선소에서 진행해야 하지만, 이 빗장이 풀리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게 조선업계의 전망이다, 미 해군은 향후 30년간 1조750억 달러(약 1500조원)를 쏟아부어 총 364척의 신규 함정을 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 해군과 접촉하며 작업을 해야 하는 MRO는 이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트랙레코드로 작용하게 된다.

올해 HD현대중공업은 2~3척, 한화오션은 5~6척의 MRO 수주를 목표로 잡았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어 미국 내 사업장을 보유한 오스탈 지분투자까지 감행했다. HD현대중공업도 현지 조선소 확보를 검토한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세계 1위 조선 기업으로 미 해군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다"고 말했다.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MRO사업TFT장(상무)은 "함정 운용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앞선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HD현대重 "美동맹 1위 조선사" vs 한화오션 "벌써 추가수주 문의"


머니투데이

HD현대중 정우만 상무-김대식 한화오션 상무/그래픽=윤선정


"우리는 세계 1위 조선 기업이다. 미국 MRO를 시작으로 군함 신조까지 수행할 역량이 있다."(정우만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

"이미 추가 수주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MRO 확대로 미래 방산 시장의 새 기회를 창출하겠다."(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MRO사업TFT장 상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미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담당 임원들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MRO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면서, 동시에 미래 '함정 수주전'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이었다. 양사는 지난달 진행된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 해군 관련 사업을 두고 국내 특수선 '투 톱' 간 경쟁이 점화된 것이다.

◇HD현대重 "美 핵심 요구 모두 충족"

정우만 상무는 우선 "MRO 등 조선 협력에서 HD현대중공업의 장점은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큰 생산능력을 보유한 조선사라는 것"이라며 "성능, 비용, 납기 등 미 해군의 핵심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2~3척의 MRO 사업 수주 목표를 잡은 것과 관련해선 "MRO를 위해 울산조선소 내 도크와 안벽 뿐만 아니라 전문 협력사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수주 목표를 소화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고, 추가 수주가 있더라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상함 부문에서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MRO부터 미래 군함 건조 사업까지 대응한다. 국내 최신예 구축함인 이지스함(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의 모든 기본설계를 수행한 유일한 기업이라는 게 강점이다. 이외에도 △울산급 배치-I/II/III급 호위함 △4500톤급 광개토-II급 구축함 △8000톤급 이지스구축함 등 건조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운항 선박 내 MRO를 위한 3D프린팅 신기술을 개발하는 등 '혁신'에도 힘을 준다. 시간과 비용을 대거 절약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정 상무는 "미국 주력 함정인 알레이버크 구축함과 동일 모델인 세종대왕함과 정조대왕함을 연구개발한 노하우와 역량 역시 갖고 있다"며 "미국 측도 우리의 강점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힘을 줬다. 이어 "한국이 세계 1위 조선업 역량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협조를 요청하는 중"이라며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서귀포=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에 정박한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함선이다. 2025.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귀포=뉴스1) 오현지 기자



◇한화오션 "매년 수주 목표 상향"

김대식 상무는 한화오션을 '해군 함정 운용 토털 솔루션 제공 체계통합업체'로 지칭하면서 "MRO 업무 실적과 수준 면에서 충분히 앞선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실제 한화오션은 미 해군 MRO 2건(월리 쉬라, 유콘)을 선제적으로 수주했다. 특히 '월리 쉬라'호는 거제사업장에서 6개월간 정비를 마치고 지난 13일 출항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인지하지 못했던 정비 요소를 한화오션이 찾아냈고, 여기에 미 해군이 큰 만족감을 표했다.

올해 5~6척의 미 함정 MRO 수주를 목표로 잡은 것과 관련해 김 상무는 "함정 증가와 노후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MRO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미 해군의 정비 조선소 부족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 함정 MRO는 매년 상향된 수주 목표를 가져 갈 것"이라며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해군 MRO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역시 MRO를 넘어 미 함정 제작 시장까지 겨냥한다. 지난해 미국 현지의 필리조선소 인수를 완료하는 등 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그는 "미 군함 건조력이 약해지는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함정 건조까지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군함 건조 협력의 기초가 마련되고 있는데, 이는 한화오션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상무는 "한화오션은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하고 지역 내 상생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한화오션이 기술력과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이를 지역 중소 조선소들과 공동 수행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13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출항하고 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김지현 기자 flow@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이데일리미국과 조선업 협력하는 한화 “中선박 입항 수수료 지지”
  • 노컷뉴스트럼프에게 우리 모두 속고 있다[경제적본능]
  • 파이낸셜뉴스올해 공인회계사 1차 경쟁률 4.9대 1···최연소 만 20세
  • 서울경제"테슬라 독일서 끝났다?"···中비야디에도 허찔렸다 [김기혁의 테슬라월드]
  • 머니투데이'8살때부터 코딩' 개발 영재, 창업·엑싯 거쳐 '여기'서 일하는 이유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