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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루만에 3억이 떨어지나”…토허제 재적용에 ‘잠삼대청’ 쑥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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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부터 토허제 재적용

집주인들 “시행전 팔자”
송파 하루새 매물 2.5%↑

이사가려 새집 계약해놓고
매도는 막히자 ‘발동동’
‘열외’ 마포는 되레 올라


매일경제

강남 3구·용산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된 가운데 20일 서울 송파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에 매물 안내문이 수정된 채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소재 아파트 2200개 단지에 ‘갭투자’를 막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6개월간 적용하기로 발표하자 효과가 즉각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앞서 약 한 달 전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큰 수혜를 입었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지역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3억원 가량 낮추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가 오는 24일부터 즉각 시행되는 만큼 매도를 서두르려는 집주인들이 늘며 매물 숫자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정부와 서울시가 오는 24일부터 강남3구와 용산구 소재 아파트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6개월간 지정하겠다고 밝힌 뒤 매물 호가가 크게 내려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는 전용 84㎡ 기준 호가를 30억원에 27억원으로 하루 만에 3억원 낮춘 매물도 등장했다. 이 중 엘스 아파트는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수혜 단지로 꼽히며 30억5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27억원대에 거래되던 이 단지는 약 두 달 만에 가격이 3억원 가까이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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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좌)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을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 = 뉴스1]


하지만 불과 35일 만에 다시 규제 대상에 편입되며 그동안 올랐던 호가가 규제 이전으로 복구되는 모양새다. 규제 완화의 또 다른 수혜 단지였던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와 도곡렉슬 등 아파트도 3·1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1억5000만원~2억원가량 내린 매물이 등장했다.

이런 현상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라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택 매수 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는 셈이다. 집을 팔아야만 하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이번 규제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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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용산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된 가운데 20일 서울 송파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송파구 잠실동 A공인중개사는 “‘갈아타기’를 하려고 이사 갈 집을 매수했지만, 아직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제 날짜에 집을 팔지 못할까 걱정이 커지며 급하게 호가를 낮추는 집주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전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자의 경우 계약을 취소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잠실동 B공인중개사는 “호가가 크게 내려오다 보니 최근 매매계약을 한 매수자 입장에서는 ‘상투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취소하고, 내려온 가격으로 계약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하는 매수자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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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 연합뉴스]


이 같은 분위기에 집주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C공인중개사는 “규제 발표 이후 예정됐던 거래가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며 “다행히 24일까지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갑작스러운 규제 소식에 집을 꼭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의 불안감이 커진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 계약을 체결하려는 집주인들의 움직임이 가팔라지며 강남3구와 용산구의 매물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매물은 2만4646개로 지난 18일(2만4461개) 대비 0.7% 늘었다. 특히 송파구는 이날 매물이 6808개로 지난 18일(6640개) 대비 2.5% 늘며 25개 자치구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반면 규제를 비껴간 마포·성동 일대는 되레 가격이 꿈틀거리는 중이다. 마포구 대장 아파트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하루 사이 호가가 5000만원 오른 매물이 나왔다. 마포더클래시에서도 기존 매물보다 3000만원가량 가격을 올린 전용 84㎡ 매물이 등장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팀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은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과 가격 조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과 극심한 공급 부족 등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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