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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부상은 상대 선수 아닌 고양 '잔디' 탓... 한국 홈 아닌 것 같은 '잔디' 지옥이 문제다 [오!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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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양, 이인환 기자]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의 부상은 상대 선수와 충돌이 아닌 잔디 탓이었다.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7차전 오만과 맞대결서 이강인의 칼날 패스를 황희찬이 기가 막힌 터치 이후 마무리한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5점(5승 3무)을 기록하며 다소 불안한 B조 1위를 유지했다. 3차 예선에서는 각 조의 1위와 2위 팀이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이번 3월 A매치에서 모두 승리했으면 조기에 월드컵행을 확정할 수 있었으나 경기 내내 답답한 경기력으로 무산됐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만약 한국이 이번 오만전에서 승점 3점을 따내고 25일 열리는 요르단전에서도 승리했을 경우, 6월 열릴 이라크, 쿠웨이트전에 관계 없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었으나 이번 경기 결과로 인해 6월 A매치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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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주민규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손흥민-이재성-황희찬이 공격 2선에 섰다. 백승호-박용우가 포백을 보호했고 이태석-권경원-조유민-설영우가 수비 라인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오만도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이삼 알 사브히가 득점을 노렸고 압둘 알 메시프리-알리 알 부사이디-야밀 알 야흐마디 가 공격 2선에 섰다. 압둘라 파와즈-사이드 알 알라위가 중원을 채웠고 알 루샤이디-칼리드 알 브라이키-아흐메드 알 카미시-압둘라 알 하르티가 포백을 세웠다. 골키퍼 장갑은 이브라힘 알 무카이니가 꼈다.

전반은 다소 답답한 흐름이었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높은 볼 접유에 비해 슈팅까지도 연결하지 못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여기에 전반 35분 백승호가 경합 도중 부상으로 쓰러졌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백승호가 복귀하지 못하면서 한국은 전반 38분 이강인을 대신 투입했다.

이강인의 투입은 효과를 발휘했다. 전반 41분 이강인이 침투하는 황희찬을 향해 한 번에 패스를 밀어줬고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아낸 황희찬은 곧바로 슈팅해 1-0 리드를 만들었다. 좀처럼 슈팅을 만들지 못하던 한국은 황희찬의 골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전반은 그대로 1-0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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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한국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전반전 다소 잠잠했던 주민규 대신 오세훈을 투입하면서 추가 골을 노렸다. 전반전 황희찬의 골로 리드를 잡아낸 한국이지만, 추가 득점을 위해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후반 35분 알리 알 부사이디의 슈팅에 일격을 허용하면서 1-1로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이번 A매치를 앞두고 이강인은 여러모로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에 여독이 겹쳐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 홍명보 감독은 일단 선발 라인업에서 이강인을 제외했다. 그러나 전반 32분 백승호가 쓰러지면서 이강인이 빠르게 투입됐다. 그리고 투입되자마자 이강인은 '어나더 클래스'를 뽐냈다.

전반 37분 경기장에 들어온 이강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오만의 밀집 수비에 균열을 냈다. 전반 41분 날랜 패스로 황희찬의 선제골을 이끌었다.하프라인 근처에서 상대 골문 앞 황희찬의 질주를 예상해서 정확하게 지르는 패스가 일품이었다. 오랜만에 뛰는 중원이었지만 이강인의 퍼포먼스는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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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을 이끈 롱패스를 포함해서 이강인은 한 수 위의 시야와 정확한 패스를 통해 후방서 최전방까지 한 번에 공을 배급하는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말 그대로 스페인 국가 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의 사비 알론소나 이탈리아 국가 대표팀과 유벤투스의 안드레아 피를로처럼 차원이 다른 '축구 도사' 패스 마스터 모드였다.

그러나 한국이 후반 35분 알 부사이디에게 실점을 내주면서 1-0으로 앞서던 한국은 1-1 스코어로 다시 균형을 이루게 됐다. 실점도 실점이지만 이강인의 부상이 더욱 치명타였다. 그는 오만의 골장면 앞 경합 과정에서 충돌해서 쓰러졌다. 그는 결국 자신의 발로 일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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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제 발로 제대로 서지도 못해 의료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결국 후반 37분 이강인을 다시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를 투입했다. 이강인은 업혀 나갔다. 이태석도 함께 벤치로 내려갔고 양현준이 투입됐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부상 직후 이상인은 크게 고통을 호소했다. 스스로 자기 발로 서지 못하면서 최소 염좌 같은 증상을 의심하게 했다. 특히 힘든 일정 직후 경기에서 쓰러진 것이라 이강인의 부상이 피로 누적으로 인한 증상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러모로 오만전은 잃은 것이 많은 경기가 됐다.

경기 후 다각도의 리플레이 영상을 보면 경합 과정에서 이강인은 왼발로 상대를 저지하려다가 잔디에 걸려 쓰러졌다. 이날 고양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상암월드컵경기장보다는 나을 지 언정 가면 갈수록 제대로 뛰지 못할 상태가 됐다. 후반전에 경기장에서는 그라운드 전반에서 땅이 파진 모습이 나와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실제로 전반에 조현우가 빌드업을 위해 롱킥을 시도하다가 넘어지기도 했다. 이강인도 마찬가지로 플레이 도중 제 정상이 아닌 잔디 상태로 인해 넘어져 부상 위기에 당한 것이다. 조현우와 마찬가지로 이강인도 상대 선수와 경합이 아닌 플레이 도중 넘어진 것은 어떻게 보나 잔디 문제라고 봐야 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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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예선 내내 좋지 않은 잔디 상태로 신음하고 있다. 실제로 가장 큰 서울의 상암월드컵경기장도 사용하지 못한 이유가 잔디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신해서 뛴 고양에서도 잔디 문제로 인해 한국 축구의 미래인 이강인이 쓰러지는 장면이 나와 큰 충격을 줬다.

이강인과 마찬가지로 부상으로 교체 당한 백승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보셨는지 모르겠으나 중심이 들어가면 잔디가 뜨고, 운동할 때 딱딱했다. 한국에서 제일 좋은 운동장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핑계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아쉽긴 하다. 그걸로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잘 관리하면 선수들도 좋은 경기력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좀 아쉬웠다"라고 설명했다.

KFA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 3월에 눈이 오는 날씨로 인해 잔디가 제 정상이 아니였던 것은 충분히 고려해야만 하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이어 고양에서도 좋지 않은 잔디 상태로 인해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편하게. 뛸 수 있는 홈 구장은 어디일지 우려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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