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잠실 아파트단지 매물이 걸려있다. 류영주 기자 |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뒤집기에 '갭투자' 즉,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매한 집주인들이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지난달 12일 강남·송파 지역을 토허제에서 풀어 '강남 3구' 아파트값을 급등시켰던 서울시는 불과 한 달여 만인 지난 19일 오는 24일부터 강남 3구에 용산까지 범위를 대폭 확대해 토허제를 재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세 계약 만기가 임박한 갭투자 집주인이 토허제 재시행 직전인 오는 23일까지 새 집주인이나 '틈새' 갭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은 아파트 가격을 크게 낮추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재시행되는 토허제 규제가 오는 24일 체결되는 신규 계약분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루만에 2억5천 빠진 청담동 매물, 1억 빠진 곳도 수두룩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박종민 기자 |
20일 강남구 청담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애초 27억 5천만 원에 나왔던 21평형 매물 호가가 토허제 재지정 발표가 나자 25억 원으로 2억 5천만 원이나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M 공인중개사사무소도 "서울시 발표 이후 호가가 1억 원 정도 빠진 매물이 몇 개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매수자는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청담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는 "갭투자든 입주든 매수자 측이 '토허제 재지정으로 가격이 더 내려가지 않을까'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잠실동 M 공인중개사사무소도 "매수자뿐 아니라 거주 집주인까지 서울시 정책 번복에 혼란과 불만을 나타내며 거래를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허제 재시행을 앞두고 규제 지역 아파트 거래가 단기간에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팀장은 "재시행까지 불과 며칠 사이에 거래량에 큰 변동이 생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 이후에 강남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는 점이 실제 수치로 재확인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0일 발표한 '3월 3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지난주(10일 기준) 대비 0.79% 올랐다. 강남구도 지난주 대비 오름폭이 훨씬 커 송파구 상승률을 넘어섰다. 지난주보다 0.23%p나 확대된 0.83%로, 2018년 1월 4주(22일 기준) 0.93% 이후 약 7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서초구 아파트값도 오름폭 확대가 반복됐다. 지난주 0.62%에서 이번 주 0.69%로 0.07%p 커져 2018년 1월 5주(29일 기준) 0.69% 이후 7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토허제 해제 이전인 지난달 10일 기준 강남 3개 지역구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아도 0.14% 정도였던 것에 비교하면 0.6~0.8%대까지 급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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