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11일(현지 시간) 테슬라 모델S에 앉아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AP=뉴시스 |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슬라 영업사원을 자처했다.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반대 시위 표적이 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테슬라 전기차를 시승하고 구매에 나선 것.
자국 기업이 위기에 직면하면 대통령과 정부는 상황에 따라 정책적 지원 의사를 내비칠 수 있다. 하지만 한 국가의 대통령이 직접 기업 제품을 공개적으로 홍보하고 직접 구매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해당 기업과 대통령 간 친분 과시에 국민들이 비판을 가하고 이것이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졌을 때는 더욱 그렇다. 현지 언론 역시 "윤리적 제약 때문에 고위 공무원이, 심지어 현직 대통령이 한 기업의 제품을 그렇게 명확하게 지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테슬라에 날을 세우는 국민들을 '테러범' 등으로 비판하고, 머스크와의 브로맨스를 더 강조하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는 테슬라 매장을 향한 방화 및 머스크 반대·테슬라 반대 시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심지어 총격 사건도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이 미국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경제 회복 등을 위해 머스크가 위험 부담을 감수하며 희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인들의 의견은 좀 다르다. 지난 13일 공개된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서 응답한 유권자 54%는 머스크와 그의 정부효율부가 국가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다.(40%는 '도움된다'고 답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브로맨스보다 국내 혼란을 풀고 국민의 지지를 먼저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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