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8·한화)도, 김광현(37·SSG)도, 양현종(37·KIA)도 없다.
2025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이 열리는 22일 전국 5개 구장에선 한국인 선발투수를 한 명도 볼 수 없게 됐다. 10개 구단 사령탑은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나란히 외국인 투수들을 개막전 선발로 예고했다.
개막전 선발이 전원 외국인 투수로 채워진 건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지난해 개막전 때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다 12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 류현진과 김광현이 선발로 나서며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 감독의 설명대로라면 류현진은 새 안방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3선발 일정에 맞춰 25일 잠실 LG전에 등판하면 현실적으로 28일 대전에서 열리는 KT전 등판이 어렵다.
외국인 투수들이 각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는 게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상징성이 큰 개막전에 국내 투수가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뼈아픈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SSG 주장 자격으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광현도 행사 후 취재진을 만나 “국내 투수로서 속상한 일이다. 국내에도 좋은 기량을 가진 투수들이 많은 만큼 분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는 각 팀 선수들이 기발한 우승 및 가을야구 공약을 내놨다. 지난해 KIA의 우승을 이끌었던 김도영은 우승 공약으로 “팬페스티벌을 대학 축제처럼 만들겠다. 신인 선수와 달리기 등 여러 체험 부스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키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선수단 전원이 외국인 타자 푸이그의 일명 ‘계란초밥’ 헤어스타일을 하고 경기를 하겠다고 공언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와 삼성은 각각 그룹사의 놀이공원인 롯데월드와 에버랜드에서 팬들과 투어를 하겠다는 우승 공약을 내놨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