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비화폰 서버를 삭제하고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지시를 받은 걸로 보고 윤 대통령을 '주요 공범'으로 적시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법조팀 연지환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연 기자, 경찰은 김 차장이 계엄 직후부터 대통령 지시라면서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군요?
[기자]
네, 시간 순서대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비상계엄 선포 4일 뒤죠.
김 차장은 지난해 12월 7일 "대통령의 지시다"라고 하면서 비화폰 통화 기록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상이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방첩사령관으로 나타났는데요.
김용현 전 장관이 계엄 8개월 전부터 따로 조직하고, 윤 대통령이 따로 만찬을 한 계엄의 핵심 멤버 세 명입니다.
계엄 직후를 떠올려보면, 곽종근 전 사령관은 바로 전날인 6일 오전에 김용현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이 연달아 연락이 왔지만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곽 전 사령관은 민주당 의원의 유튜브에 나와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다음 날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가 이뤄진 겁니다.
계엄이 실패로 돌아가고 폭로가 시작되자 무언가 급히 숨기려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1차 체포 시도 때 경호처가 필사적으로 집행을 막아섰잖아요. 그것도 김 차장이 지시한 걸로 조사된 거죠?
[기자]
지난 1월 3일 첫 체포영장 집행 시도 때 김 차장은 오전 8시부터 저지 작전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화면을 보고 설명해 드리면, 이 미니 버스 기억하실 겁니다.
다른 차도 보이는데요. 이런 군 차량들을 동원해서 저지선을 만들었던 것이고요.
또 화면엔 잡히지 않았던 인간 스크럼으로 체포 방해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공수처는 5시간 반 만에 철수했습니다.
[앵커]
결국 윤 대통령이 체포된, 2차 집행 때는 어땠습니까?
[기자]
체포 전날인 1월 14일부터 김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 다른 부장 두명이 회의를 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서 이 본부장이 캐딜락, 그러니까 경호 차량 12대를 동원해 또 저지선을 만들려고 한 건데요.
'8대는 2차와 3차 저지선 사이에 지그재그로 배치해라'거나 '일부는 남문 쪽에, 혹은 경광등을 켜고 있어라'는 등의 구체적인 지시를 한 걸로 경찰은 봤습니다.
하지만 수행과장은 "직원들이 따르지 않는다"고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2차 체포 시도 당일 새벽에 캐딜락 차량이 일부만 움직이는 걸 확인할 수가 있죠.
윤 대통령은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체포에 응하기로 했다고 했는데 전날부터 경호처는 저지를 준비한 겁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체포된 뒤엔 따르지 않은 부하들을 업무 배제했다고도 봤잖아요.
[기자]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경호처 부장 등을 직무에서 배제했다는 건데요.
경찰은 김 차장이 16일 아침부터 "명령을 거부했던 사람들 다 죽여버리겠다"면서 수행부장 등을 임무에서 배제했다고 영장에 적시했습니다.
조치를 보고받은 뒤 "잘했다"고 한 걸로도 조사됐습니다.
[앵커]
내일(21일) 김 차장의 영장 심사에선 이런 부분들이 쟁점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차장 측은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한 게 아니고 보안 조치를 한 것이고, 경호처엔 '직무 배제'란 형태의 인사 조치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법리적으론 공수처가 수사권이 없는 내란죄로 영장을 발부 받아 잘못이라는 건데요.
다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된 상황에서 경호처 강경파까지 남아 있다면, 헌재의 탄핵 선고 당일 시민들의 집회가 더 격화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연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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