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페트플레이크, R칩 모두 생산
재활용 페트칩 식품 용기용 재생원료 인증
환경부 자원재활용법 개정...수요 확대 기대
지난 18일 경기 시흥 삼양에코테크 시화공장에서 폐페트병이 공장 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홍요은 기자 |
【파이낸셜뉴스 경기(시흥)=홍요은 기자"1995년 국내 최초로 재활용 사업을 시작해 단일 공장으로 유일하게 페트플레이크와 재활용 페트칩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이건호 삼양에코테크 대표이사는 "물리적 재활용은 화학적 방식보다 탄소 배출이 낮아 친환경 기조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8일 찾은 경기 시흥 삼양에코테크 시화공장은 분주했다. 1만6528㎡규모의 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폐페트병이 공장 벨트를 따라 이동하며 세척 작업을 거치고 있었다. 비닐 라벨을 찢어 제거하고 원통에 담겨 뜨거운 물로 소독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는 투명병을 따로 선별하기 위해 노즐에서 발사된 바람이 색깔과 재질에 맞지 않는 폐트병들을 조준해 날려버렸다.
■국내 폐페트병 8분의 1 처리
삼양에코테크는 국내에서 수거되는 페트병의 8분의1을 구매해 물리적 재활용한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기준 4만5000t의 폐페트병을 처리하고 폐트플레이크 3만 2000t, 재활용 페트칩은 2만2000t를 생산하고 있다.
경기 시흥 삼양에코테크 시화공장에서 생산된 페트플레이크 모습. 사진=홍요은 기자 |
삼양에코테크는 지난해 11월 환경부로부터 페트플레이크의 적합성을 인증 받았고, 지난달에는 식약처에서 R칩까지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기존에는 투명 폐페트병만을 활용해야 식품 용기용 재생 원료로 인증됐지만, 투명·유색이 혼합 수거된 폐페트병을 사용해 제조한 재활용 페트칩에 대해 인정받은 것은 국내 최초다.
이 대표이사는 "투명 폐페트병은 전체 수거량의 약 7%에 불과해 공급이 제한적이었지만, 재생원료 기준을 혼합 폐페트병까지 확대하면서 전체 폐페트병의 93%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며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 개발과 정부 부처 설득에 힘쓰면서 승인을 받기까지 1년 반 가량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양에코테크는 공장 내 물리·유기 실험실에서 매일 다수의 시료를 채집해 하루 6번씩 품질평가를 진행 중이다. 자체 평가에서 기준 이하의 수치가 나오면 출하를 중단하고 추가 공정을 거쳐 적정품질을 확보한다.
페트플레이크를 가공해 만든 동그란 알갱이 형태의 R칩이 '고상중합'을 통한 이물 제거를 위해 파이프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홍요은 기자 |
■환경부 재생원료 비율 상향
시화 공장에서 생산된 페트플레이크는 주로 솜, 부직포, 산업자재 등에 사용되고 R칩은 식음료 용기, 장섬유 등에 사용된다.
특히 삼양에코테크는 최근 환경부가 자원재활용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세계적 공감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외 재활용 소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에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 이용목표율이 3%에 불과했지만 10%로 상향된다. 또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원료 사용 의무 이용목표율을 단계적으로 30%까지 늘리는 한편, 의무사용 대상자도 연간 1000t 이상 최종 제품 생산자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연합(EU) 역시 식품용 페트병을 제조할 때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2025년까지 25%, 2030년까지 30%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올해 4·4분기부터 시장 개화가 본격화 될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으로 페트병 생수 및 음료를 제조하는 10여개 업체가 연간 약 2만t의 재생원료를 사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삼양에코테크는 이를 전량 공급할 수 있을 만큼의 시설용량을 이미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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