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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이재용 만난 이재명…'기업 성장+신산업 투자' 비전 힘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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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앞서 마중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공개 회동하며 '경제 지도자' 이미지 선점에 나섰다. 이 대표와 이 회장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저성장 국면에서 신산업 분야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기업 중심의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이 대표의 비전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20일 서울 강남구 '멀티캠퍼스 역삼-SSAFY(삼성 청년 SW 아카데미) 서울캠퍼스'에서 이 회장과 만나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 되고 삼성이 잘돼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올해 기업 중심의 성장을 수차례 강조했다. 지난 2월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선 "성장을 해야 나눌 수 있다", "더 성장해야 격차도 더 줄일 수 있다"고 밝혔고 지난 1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올해 첫 기자회견에서는 "기업이 앞장서고 국가가 뒷받침해 다시 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 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이날 이 회장 앞에서 AI(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정부 투자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이날 'SSAFY' 교육생들과 간담회에서 "알맞은 AI 정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지금껏 정부가 AI(인공지능) 지원에 그쳤다면 이제 정부도 직접 투자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민이 AI(인공지능)를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경제력 차이 때문에 누군가는 (AI 관련) 실력을 쌓고 누군가는 배제되는 상황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여했던 이 회장은 이 대표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일 민주연구원의 유튜브 채널에서 "한국에 엔비디아와 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고 가정하자. (회사의 지분 중) 국민의 지분이 30%이고 70%는 민간(기업)이 가진다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했고 여권에서 "자해적인 아이디어" "발상 자체가 문제" "사회주의적 접근"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와 이 회장 만남은) 저성장 국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경제 회복의 계기가 마련된다는 기대감을 높이는 취지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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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멀티캠퍼스 역삼 SSAFY 서울캠퍼스에서 교육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 이 회장 회동 후) 주가가 반응하고 있지 않나. 일종의 미래 권력에 대한 시장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수 의석의 야당 대표가 (이 회장을 만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시장에 안정감을 준 것"이라고 했다.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2.91%(1700원) 오른 6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15일(6만1000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 대표와 이 회장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들을 연출하며 일부 진영에서 제기하는 이 대표에 대한 반기업·반시장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이 회장이 SSAFY 서울캠퍼스 건물 로비에서 이 대표를 맞이하자 이 대표는 "왜 나와 계시나"라고 했고 이 회장은 웃음으로 답했다. 또 이 대표가 'SSAFY' 교육생들과 간담회 중 "앞으로 우리 사회가 실패한 사람에게 재개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이 회장은 "맞다"고 화답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보편성을 강조한 '기본사회'(당시 기본시리즈) 정책 등을 내세우며 일부 진영으로부터 반기업, 반시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이 대표는 △당선 시 임기 내 전국민에게 한해 100만원을 시한부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기본소득 △1000만원 내에서 누구나 유사한 수준의 금융 기회를 얻는 기본금융 △무주택자 누구나 건설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을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기본주택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 소장은 "그동안 민주당이 재벌을 견제하는 야당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 대표가 (이번 회동을 통해 기업과) 같이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이 대표가 국가 경제의 발전을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를 만나는 것인데 이같은 행보가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려면 장기적이고 일관적인 틀을 먼저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주도한) 상법 개정 등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뚜렷한 방향성이 있는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과 관련 진지하게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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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아카데미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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