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로 돌아가 우승을 노리고 싶어하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다니엘 레비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더 보이 홋스퍼'는 19일(한국시간) "다니엘 레비가 안지 포스테코글루의 잠재적인 대체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와 함께 발견됐다"라고 보도했다.
사진 속에서 레비 회장과 포체티노 감독은 카페에서 만남을 가졌다. 일상 사진일 수도 있지만 최근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입지가 불안하기에, 두 사람의 만남은 토트넘 팬들의 관심을 관심을 이끌었다.
지난 2023년부터 토트넘을 지휘한 호주 출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언제 경질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8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국내 컵대회인 FA컵과 카라바오컵 모두 탈락했고, 무엇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4위를 기록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과 거리가 먼 상황이다.
일각에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에 실패하면 즉각 경질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입지가 위태로운 가운데 토트넘 역대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 복귀 의사를 밝혔다.
포체티노 감독은 최근 영국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같은 기분이다. 언젠가 돌아가고 싶다"라며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언젠가 토트넘과 함께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우리는 정말 가까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 실수를 했지만, 좋은 점은 영리하면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것"이라며 "관계가 끝나면 공허함을 느끼고, 모든 사람에 대해 실망스러워하지만, 잘 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도 실망스럽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부분적으로는 내 책임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난 이제 토트넘이 우승에 대한 기대를 가진 클럽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시설, 훈련장, 경기장을 보면 이제 트로피를 따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또 "그래서 언젠가 토트넘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며 "다시 특별한 것을 만들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있다. 그게 내 감정이고, 변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출신 포체티노 감독은 2014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약 5년간 토트넘을 지휘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293경기에서 160승60무73패를 기록했다.
특히 2018-19시즌에 구단 역사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비록 결승전에서 리버풀한테 패해 준우승에 머무르며 우승에 실패했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 역대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한 후 포체티노 감독은 2019년 11월 토트넘을 떠났고, 2021년 1월부터 파리 생제르맹(PSG)을 지휘하다 2022년 7월 경질됐다. 약 1년간 현장을 떠나 있던 그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첼시의 부름을 받아 다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많은 기대를 받으며 프리미어리그에 돌아왔지만 첼시에 부임한지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 놓았고,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이끌고 있다.
현재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음에도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 복귀를 꿈꿨다. 만약 포체티노 감독의 토트넘 복귀가 성사된다면 토트넘 주장이자 레전드 손흥민과의 재회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손흥민 입장에서 포체티노 감독과의 재회는 의미가 남다르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손흥민이 한때 독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이를 만류한 게 포체티노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2015-16시즌이 끝난 후 토트넘을 떠나는 걸 진지하게 고려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당시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2015년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손흥민이 1년 만에 이적을 고려하게 된 계기는 출전 시간 부족이었다. 지금은 토트넘 부동의 주전 공격수이지만 손흥민은 데뷔 시즌에 리그에서 28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8경기 중 선발로 나온 건 15경기뿐이었고, 총 출전 시간도 1104분에 불과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에서 활약하다가 손흥민보다 토트넘에 1년 먼저 온 에리크 라멜라가 손흥민과의 경쟁에서 다소 우위를 점하던 상황이었다.
당시를 회상한 손흥민은 "난 그때 거의 토트넘을 떠날 뻔했다. 포체티노 감독한테 여기가 편안하지 않아 독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볼프스부르크 등이 영입에 진지한 관심을 보였고, 토트넘은 레버쿠젠에 줬던 이적료 그대로 받을 수 있었더. 원금 회수가 가능했던 것이다. 손흥민도 볼프스부르크 이적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하지만 이 때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설득했다. 포체티노 감독을 믿고 토트넘에 잔류한 손흥민은 곧바로 다음 시즌인 2016-17시즌에 리그 14골 8도움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21골 9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 핵심 공격수로 거듭났다.
굳은 신뢰를 보내며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시켜준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게 은사나 다름이 없다.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이 나를 믿어줬다. 정말 감사하다. 단지 감사하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라며 감사를 드러냈다.
포체티노 감독을 믿고 토트넘에 잔류한 손흥민은 이후 꾸준히 성장하면서 2021-22시즌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거듭났다. 2023-24시즌엔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됐고, 리그에서만 17골 10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UEFA 유로파리그가 남아 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기에 우승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가 붙었다.
손흥민이 또다시 무관으로 한 해를 마칠 위기에 처한 가운데 과거 토트넘을 우승 직전까지 이끌었던 포체티노 감독이 복귀 의사를 드러냈다.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이 다시 한번 토트넘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더 보이 홋스퍼,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