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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아기 흔들어 달래면 뇌-망막 출혈…의식불명 빠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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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백일 된 아들이 울자 이를 달랜다며 공중으로 던졌다가 받지 못 해 사망케 한 30대 친부가 최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화제가 됐다.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피고인은 1심(금고형 집행유예) 보다 높은 금고 1년9개월을 선고 받아 구속 수감 됐다.

울거나 보채는 어린 아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흔드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만 2세 이하 아기를 심하게 흔들면 ‘흔들린 아이 증후군’(Shaken baby syndrome) 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러 아이의 머리를 때리거나, 고의로 넘어뜨리는 등의 아동학대로 인해 발생할 확률도 높다. 이 경우 뇌출혈(경막하 출혈)과 망막출혈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뇌 기능 저하 또는 장애를 일으킬 위험도 있다.

흔들린 아기 증후군 진단을 받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연구에 따르면, 20~25%의 아기가 사망했다. 20~25%는 아무 문제없이 병원에서 퇴원하지만 나머지 50%는 장기적으로 장애를 겪는다. 여기에는 나중에 나타나는 학습 장애 및 행동 이상이 포함된다.

흔들린 아기 증후군의 유래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의과대학 로리 프레이저(Lori Frasier) 소아과 교수는 연구원이 직접 기고하는 매체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19일(현지시각) 게재한 ‘흔들린 아기 증후군, 영구적 뇌 손상, 장기 장애 또는 사망 초래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흔들린 아기 증후군이란 용어는 1970년대 초 소아 방사선과 의사 존 카피(John Caffey)가 ‘Whiplash Shaken Infant Syndrome’이란 표현을 처음 쓴데서 유래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의 영구적 뇌 손상과 망막 뒤쪽 출혈의 원인을 심한 아기 흔들기와 연결시킨 결과다.

어린 아기를 심하게 흔들면 뇌, 목, 척수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뇌 부종, 출혈, 영구적인 장애와 같은 신체적·신경학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아기 흔들기를 포함해 영아와 어린이의 뇌를 손상할 수 있는 많은 행동을 포괄하는 용어로 ‘아동학대에 의한 두부 외상‘이란 표현을 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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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뇌에 미치는 영향

영아는 매우 작고 목 근육이 발달하지 않았다. 대개 아기를 흔들 때 가슴 뒤쪽 등을 잡고 앞뒤로 여러 번 흔든다. 이 과정에서 뇌 주변의 작은 혈관이 터지며 출혈해 피가 뇌 주변으로 흐른다. 이러한 상태를 경막하 혈종이라고 한다. 간혹 눈 뒤쪽에서도 비슷한 압력이 가해져 망막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형태의 흔들림에서는 뇌 조직 손상, 의식 불명, 호흡 멈춤이 일어날 수도 있다.

흔들림으로 인해 목을 지탱하는 인대와 근육이 손상돼 목 부상이 생길 수도 있다. 공중으로 던졌다 받는 행동을 할 경우 두개골 골절, 신체의 다른 뼈 골절, 기타 부상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증상

지속적인 구토나 발작 같은 평소와 다른 다양한 증상을 보이거나 심한 경우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약한 증세로는 무기력증, 동공 확장, 눈의 초점 상실, 웃지도 않고 중얼거리지도 않음 등이 있다.

흔들림 직후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4~6시간 내에 최고조에 달한다.

이럴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통해 뇌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멍, 골절 등 아동학대의 흔적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이 관련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아동학대가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 우는 아기를 달래려다 발생한 사고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말을 하지 못하는 영아의 우는 이유를 알아챌 수 있도록 육아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산부인과 병동의 신생아 부모를 대상으로 간호사가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프레이저 교수는 말했다.

가장 취약한 아기는?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1세 미만의 아기가 흔들린 아기 증후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특히 2~8개월 사이의 영아가 가장 취약하다. 일반적으로 2세가 넘으면 발생하지 않지만 학대를 당한 6세 어린이가 진단을 받은 사례가 있다.

이런 행동도 흔들린 아기 증후군 유발?

아기를 무릎에 얹어 흔들기, 아기와 함께 자전거를 타기, 가구에서 실수로 떨어짐, 운전 중 갑자기 멈추거나 요철을 넘기 등의 행동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권장되지 않지만 흔들린 아기 증후군에서 보이는 종류의 부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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