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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모습 |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천연가스의 액화 온도인 영하 162도보다 높은 영하 153도에서 중수소를 분리하는 물질을 국내외 공동연구진이 개발했다.
상용화 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파이프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중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화학과 오현철 교수팀이 독일 헬름홀츠 연구소, 숭실대 김자헌 교수팀과 공동으로 영하 153도에서 중수소와 수소를 분리해낼 수 있는 다공성 물질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수소와 물리화학적 성질이 비슷한 탓에 영하 253도의 극저온 증류 공정을 통해 분리해 낼 수 있어 생산이 까다롭고 비싸다.
최근에는 금속 유기 골격체(MOF)라는 다공성 소재의 기공을 이용해 중수소를 분리하려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 물질도 온도가 올라가면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MOF는 영하 250도에서 잘 작동하다가 영하 193도쯤에 도달하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공동연구팀은 구리 기반 MOF를 개발해 일반적인 MOF와 달리 영하 153도에서도 중수소 분리 성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온도 상승으로 골격 격자가 확장되는 현상을 이용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MOF는 극저온 상태에서 기공 크기가 수소보다 작아 기체가 통과할 수 없지만, 온도가 상승하면 골격 격자가 벌어지면서 기공이 커지게 된다.
커진 기공으로 기체가 통과하기 시작하면 양자체 효과에 의해 수소와 중수소가 분리된다. 양자체 효과는 저온에서 무거운 원소가 기공을 더 빠르게 통과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실시간 X-선 회절 실험과 중성자 산란 실험으로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실제 골격이 확장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온도를 높여가며 실시한 열 탈착 분석을 통해 고온에서 중수소가 안정적으로 분리되는 사실을 알아냈다.
오현철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물질은 기존 초극저온 증류법과 비교했을 때 훨씬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높은 분리 효율을 보였다"며 "작동 온도가 천연가스 응축 온도 이상이라 기존 LNG 생산 시설에 바로 결합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월 27일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과 해외대형연구시설활용 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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