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하며 몰아세우고 있다. A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를 포함한 전력 인프라를 미국이 소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인프라 보호를 위한 부분적 휴전에 동의하면서 미국에 감독관 역할도 요청했다. 원전 운영·휴전 감시 등에 미국을 관여시켜 안전을 보장 받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간 광물협정에 이어 미국의 관여를 늘리는 아이디어다. 이날 통화는 지난달 백악관에서 파국을 맞은 두 정상 간 대면 회담 이후 첫 대화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왈츠와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이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전력 및 공공시설 운영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러한 발전소 운영에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으며 발전소를 미국이 소유하는 것이 해당 기반 시설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지원하는 최상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화답했다. 그는 “자포리자 원전이 우크라이나에 반환되면 미국의 참여와 투자로 발전소를 현대화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는 총 15기의 원자로가 4개의 원자력 발전소에 분산되어 있다. 전쟁으로 이들 시설 운영은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근무하지만 러시아 점령지에 속해 있다. 영토 협상이 본격화하면 러시아가 소유권을 주장할 공산이 크다. 미국을 관여시킴으로써 원전 반환 문제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는 전날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에너지 인프라 보호를 위한 부분 휴전에 동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면서 미국에 휴전감독관 역할을 요청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그리고 미국의 지도력 아래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추가적인 평화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정보지원도 약속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의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우크라니아에 군사 및 정보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추가적인 방공 시스템, 특히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내 가용 자원을 찾아 협력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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