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2025.03.20. |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셔틀외교에 박차를 가했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합의한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 종전 협상 즉각 시작 등에 마찬가지로 동의를 표하면서 휴전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종전 방안을 논의하면서 양국간 소유권 분쟁이 예상되는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 등을 미국이 소유하고 관리하겠다는 제안을 내놔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1시간 가량 통화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간 전화회담 바로 다음날 이뤄졌는데, 전날 협상 내용을 공유하고 향후 협상 방안을 논의하는 차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트루스소셜에 "매우 좋은 전화통화를 마쳤다"며 "대부분 논의는 전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요청과 수요를 일치시키기 위해 이뤄졌고,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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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사우디 종전협상에 동의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부분 휴전에 동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예정된 종전 협상에도 참여키로 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통화 후 발표한 성명에서 "두 정상은 에너지에 대한 부분적인 휴전에 합의했다"며 "협상팀들이 며칠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완전한 휴전을 향해 흑해까지 휴전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푸틴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과 일치한다. 일부이긴 하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휴전에 대한 합의가 처음으로 이뤄진 모습이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함께 참여하는 종전 협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2022년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공시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은 적은 아직 없다.
성명은 "그들은 이것이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안보를 보장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완전한 휴전을 채택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3.14. |
트럼프, 우크라 원전 美소유 제안…"억지력 창출"
양측은 나아가 휴전 협상에서 쟁점이될 부분에 대해서도 상세히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와 원자력발전소 등 자산 분할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와 관련한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루비오 장관과 왈츠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력 공급과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력과 유틸리티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이러한 시설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이 그러한 시설들을 소유하는 것은 인프라시설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를 지원하는 최선의 보호방안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원전 등 중요시설을 두고 샅바싸움을 벌일 바에, 차라리 미국이 소유권을 넘겨받아 분쟁소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중요시설 소유권을 잃게되는 것은 매한가지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인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그 제안은 최고의 협상가 중 하나인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나온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를 성사시키는 법을 알고 있고,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정부가 아니더라도 미국인이 소유한 법인을 통한다면, 그것이 억지력을 창출한다"면서 우크라이나 경제 활력을 높이는 협력관계와 에너지안보도 보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뤼셀=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2차 긴급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5.03.07. |
정보 공유 동의했지만, 방공미사일 요청엔 "유럽서 찾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협상과 별개로 미국의 추가 군사지원을 요구했다. 다만 대통령은 정보 공유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방공미사일 추가 요구에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루비오 장관과 왈츠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쿠르스크 상황을 검토하고 전장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국방 관료간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공시스템, 특히 패트리엇시스템을 요청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이용가능했던 것을 찾기 위해 협력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협력을 약속했다지만, 미국의 방공시스템 직접 지원에는 선을 그은 모습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간 직접 대화는 지난달 28일 백악관 충돌 이후 처음이다.
양측은 당시 광물협정과 종전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만났으나, 언쟁을 벌인 끝에 회담은 조기종료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중단하도록 지시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국 사과 서한을 보내며 고개를 숙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이날 성명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를 표했다는 내용이 네 차례나 포함됐는데, 앞선 갈등 국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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