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현지시간) “경제 전망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면서도 경제 전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했다.
연준은 수정 경제전망(SEP)을 통해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상향 조정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날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했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결정보다는 분기마다 내는 연준의 수정 경제전망, 그중에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기준금리 전망이 반영된 ‘점도표’에 쏠려 있었다.
연준 위원들은 이날 수정 전망에서 2025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 중간값을 종전 3.9%를 그대로 유지했다.
중간값은 변함이 없었지만 직전 12월 전망 때는 현 수준 대비 3회 이상 금리인하를 기대한 위원이 5명 있었던 반면 이번 수정 전망에서는 2명의 위원만이 3회 인하를 예상했다는 점이 달라졌다.
이전보다 다수의 위원이 금리 인하 시기를 좀 더 늦출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 동조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준 위원들의 이 같은 기준금리 전망은 성장률 및 물가 전망을 바꾼 가운데 나왔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종전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고,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2.5%에서 2.7%로 높였다.
이 같은 전망 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물가 상승 압력을 가져올 것이란 경제 전문가들의 관측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월가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과 강도 높은 연방정부 인력 구조조정,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관세 부과 상대국의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이 격화 양상을 보이고 그 여파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급랭하면서 미국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가 커지기도 했다. 이는 최근 뉴욕증시의 가파른 조정을 초래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반영한 경제전망 수정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예상 횟수를 바꾸지 않은 것은 정책 변화의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통화정책 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7일 포럼 공개연설에서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정책 변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만큼 (통화정책이) 잘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신호와 소음(noise)을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서로 상쇄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개별 정책의 효과가 아닌 경제 정책 전반의 순효과(net effect)를 주시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수많은 뉴스를 몰고 오는 정권 초반의 개별 정책 변화나 개별 경제지표의 일시적인 변동 하나하나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며 경제 변화의 신호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