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숙박업을 해온 80대 할머니가 40억원대 건물을 충남대에 기부했습니다.
충남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억척스럽게 자수성가했지만 못배운 한이 가슴 속에 깊이 남아있었기 때문인데요.
이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긴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부산의 숙박업소 건물.
88살의 주인장은 오늘도 손님들이 묵을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안팎을 쓸고 닦습니다.
지금도 건물 맨꼭대기에서 살며 자수성가를 이룬 윤근 할머니.
일제강점기,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3살 때 어머니를, 13살 때는 아버지를 여의고, 말그대로 억척같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1970년 서른 중반에 나이로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부산으로 내려가 닥치는대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차곡차곡 한푼두푼 모아 온 돈으로 부산 영도의 '동남여관'을 인수했고, 지금은 어엿한 6층짜리 숙박업소 사장님이 됐습니다.
그런 윤 할머니가 전재산이자 자신의 삶과 같았던 40억원 상당의 '동남여관' 건물을 충남대에 기부했습니다.
<윤근 / 여사> "이거는 언젠가는 충남대학에다 내 놓을거다 했어요. 지어놓고 허가도 안나왔을 때… 그게 말대로 되더라고요."
타향살이의 서러움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충남대에 기부를 결정했습니다.
<윤근 / 여사> "우리 고향이잖아요. 또 못배운 학생들(위해) 내가 못배웠어요. 어려서 불행하게 그냥 산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어요. 그렇게 사는게 한이 돼"
윤 할머니는 자신은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문턱도 넘어보지 못했지만 더는 그런 학생들이 없기만을 바랐습니다.
충남대에 개인 기부로는 '김밥 할머니'로 알려진 '정심화' 이복순 여사의 50억원 상당의 부동산과 현금 1억원 기부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금액입니다.
<김정겸 / 충남대학교총장> "못배운 것이 한이 되지 않도록 우리 대학은 그런 상황에 있는 학생들을 데려서 잘키워서 좋은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런 노력을…"
충남대 발전기금재단은 기부받은 부동산을 교육시설과 수련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윤 할머니의 뜻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돕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영상취재 임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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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jinlee@yna.co.kr)